남북 관계 중대 기로..'적대적 관계' 전환?

김현경 hkkim86@mbc.co.kr 2020. 6. 1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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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그러면 북한이 남북 공동 연락 사무소를 폭파 시켰다는 이 행동과 결정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앞으로 남북 관계는 어떻게 될지 김현경 MBC 통일 방송 연구소장이자 북한 전문 기자한테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안녕하십니까.

◀ 앵커 ▶

일단 김여정 부부장의 경고, 13일 담화 이후에 사흘 만이죠. 빨라요. 속전속결 배경이 있을까요?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일단 당시 핵심이 뭐였습니까. 접촉 공간의 완전 격폐 그리고 대남관계는 대적 관계로 전환을 한다는 거죠.

◀ 앵커 ▶

그렇죠.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그런데 그건 빈말이 아니다라는 것을 북한이 굉장히 강력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연락사무소라는 건 교류 협력에 필요한 것이지, 적을 대할 때 필요 없는 공간이라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것을 빈말이 아니고 행동으로 증명한다는 것을 상당히 격하고 거칠하게 표현을 하는 건데요. 이게 어떻게 보면 김정은 시대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 앵커 ▶

지금 김정은 시대의 방식이라고 하셨는데 일단 그게 또 어떤 의미이고 폭파라는 자극적인 방식을 썼다는 게 김정은식 방식이라는 거잖아요. 어떤 거죠?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자극적인 방식 자체가 김정은 방식이라기보다는 진짜 이걸 행동으로 시각적으로.

◀ 앵커 ▶

보여 주는 것.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보여 주는 것. 이것인데요. 김정은 위원장의 퍼스넬리티를 보면 상당히 목표지향적이고 성과지향적입니다. 성과를 내야 하는 건데요. 누누이 남북 관계에서도 합의보다는 실천이 중요하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 왔습니다. 그런데 후계자 시절부터 이런 성향이 드러났는데요. 구호나 목표나 비현실적일 경우에는 아예 새 목표를 설정을 하고 새로 갑니다. 예를 들어서 2010년 후계자 시절에 평양 시내에 10만 시대의 살림집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요. 어느 날 갑자기 그 목표를 딱 중단하고요. 평양에, 안 되니까 평양의 특정한 지역에 만수대지구라는 곳에 그 당시에 다시 공사를 시작하는 거죠. 어쨌든 간에 강성 대국이라고 하는 김정은 시대의 구호를 강성 국가라고 하는 조금 더 현실적인 표현으로 바뀐 것도 김정은 후계자 시절이었거든요. 그래서 어쨌든 구호보다 성과를 중시하는 그런 스타일의 성과 없는 남북 관계, 성과 없는 북미 관계, 비핵화의 과정, 제재 해제의 성과가 없는 이 상황이 못 견딜 만큼 힘든 상황이 아니었나 이렇게 볼 수 있겠는 겁니다.

◀ 앵커 ▶

그러니까 말이 아니라 뭔가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하는 스타일이.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그렇죠.

◀ 앵커 ▶

그런 거라면 연락사무소라는 건물이, 상징적인 건물이 있는데 이것을 없애 버리는.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그렇죠.

◀ 앵커 ▶

눈에 있던 것을 없애 버리는. 그것도 일종의 김정은식 스타일이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군요.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그렇죠. 스펙터클한 그런 것을 좋아하는 건데요. 실제로 조금 전에 말씀드린 만수대지구의 살림집 건설 공사를 할 때도 실제로 평양의 낡은 아파트를 폭파 해체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텔레비전으로 보여 줬습니다. 그래서 그곳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도 화려하게 준공식을 하는 거고요. 재작년을 기억해 보시면 싱가포르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전에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지 않았습니까?

◀ 앵커 ▶

그렇죠.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사실 북미 협상이 시작도 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우리는 행동으로 이렇게 할 거다라고 하는 것을 보여 줬는데 그거에 대한 가시적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거죠. 그래서 행동으로 증명한다, 이런 것들이 하나의 김정은 시대의 어떻게 보면 젊은 지도자 그리고 본인이 자기 주도적이고 성과 지향적인 지도자의 스타일이 아닌가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

그러니까 김정은 스타일이, 김정은 위원장의 스타일이 어떤 건지는 이해를 하겠는데 그렇다면 우려스러운 것은요. 남북연락사무소가 갖는 남북 관계에서의 상징성이 분명히 있는 건데 그것을 어쨌든 폭파라는 형식으로 지금 눈에서 사라지게 했다는 것은.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그렇죠.

◀ 앵커 ▶

일종의 남북 관계를 파탄내겠다는 것을 행동으로 표현한 경고로 읽히거든요.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현 시점에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영원히 파탄 상태로 갈 것인가 이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봐야겠죠. 아까 앞서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목표의 재설정이라고 하는 그런 말씀을 드렸는데요. 어떻게 보면 김정은식으로 판을 다시 짜서 그 게임을 계속하겠다고 하는 사전 정제 작업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당장 하노이 노딜의 수모를 기억할 텐데요. 그 과정을 리셋하자는 겁니다. 그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졌습니까. 남북 관계를 통해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로 북미 정상회담으로 갔었던 그 노정을 어떻게 보면 주민들의 기억 속에서도 지우고 역사 속에서도 지울 수 있으면 지우고 새로운 똑같은 길을 가더라도 김정은 방식으로 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앵커 ▶

리셋이라는 표현을 들어 보니까 좀 안타깝고 아깝습니다.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그렇죠.

◀ 앵커 ▶

그동안의 지난했던 불과 몇 년 사이의 판문점 선언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되게 벅차게 감동했던 순간도 있었고.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그렇죠.

◀ 앵커 ▶

위기를 느꼈던 순간도 있었는데 아까워요. 그러면 지금 이 리셋 과정, 지금 최근에 나왔던 막말, 말폭탄 이런 것들이 그럼 과연 결국에는 그 과정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렇게 봐야 하는 겁니까?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북한 내부를 겨냥한 측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오늘 북한이 민심이라는 말을 썼어요. 그러니까 북한의 격노한 민심을 이 폭파가 어느 정도 달래 줬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북한,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경기장, 평양 경기장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했던 연설을 기억하실 텐데요. 바로 그런 역사가 사실은 본심이 아니었고 그것이 성과가 없었다는 것에 대한 하나의 보복이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요. 대중을 동원해서 요즘 북한이 매우 자극적인 방식으로 우리 정부나 대남 비난을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굉장히 의도적인 자극 행위로 보여지는 그런 상황인 거죠.

◀ 앵커 ▶

그런데요, 애초에 이 행동, 오늘 폭파하는 것 전에 뉴스 보신 입장에서는 이게 궁금할 것 같아요. 과연 대북 전단이 뭐길래. 일단 표면적으로는 대북 전단 살포를 중단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서 우리 정부를 굉장히 비난을 했는데 과연 대북 전단이라는 과연 그 하나의 매체를 비난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매개로 뭔가 지금 남북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핑계를 댄 것인지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여러 가지 여건 속에서 대북 전단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대북 전단을 우리는 표현의 자유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그리고 실질적으로도 그것이 단순히 인터넷과는 다른 거잖아요.

◀ 앵커 ▶

그렇죠.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실체를 가진 기구나 이런 것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서 북한으로 떨어지는 것이고 그 내용 자체가 어떻게 보면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를 신장한다고 보기에는 적절치 않은 그런 내용들이 있는데요. 과거의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을 모독하는 우리의 언론 보도나 전단을 문제 삼을 때 우리가 뭐라고 그랬냐하면 우리는 다원화된 민주 정부라서 민간이 하는 걸 막을 수가 없다라고 하는 우리의 형편을 이해해 주기를 원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북한이 그동안 당한 것을 북한식 방식으로 하는 건데요. 예를 들어서 옥류관 주방장이 대남 비난을 했다는 거는 일개 민간이 표현의 자유를 구가하는 거라고 북한식으로, 그러니까 그대로 반사하는 거죠.

◀ 앵커 ▶

그렇죠.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그리고 또 북한이 이번에 새로 전단을 날리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그것도 주민들이 하는 걸 군대가 막지않거나 지원하겠다. 그러니까 민간 행위다, 남쪽이 하는 대로 그대로 한다, 북한은 그렇게 지금 주장하고 있는 거죠.

◀ 앵커 ▶

지금의 어떤 속도와 방식을경고를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는 말이죠, 그렇죠. 다음에는 뭐가 가능할까요?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일단 개성공단을 폭파해서 요새로 만드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를 하기는 했는데요. 여기에는 상당히 많은 단계를 뒀더라고요. 그래서 군사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행동 방안을 연구하는 데 대한 의견을 접수했다.

◀ 앵커 ▶

말이 어려워요.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제가 지금 여러 단계를 둔 거예요. 그래서 여기까지는 시간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 거고요. 당장은 앞서 기자들이 설명했듯이 군사합의의 무효화, 그렇다고 하면 접경지역에서의 군사 훈련, 포 사격, 예를 들어 해안포 사격 이런 것들이 있을 수가 있는데 문제는 이런 경우에 우발적인 충돌의 가능성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어느 정도의 저강도 충돌은 감수할 수도 있다고 하는 그런 생각까지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앵커 ▶

지금 군 병력들을 어쨌든 오늘 나왔던 새벽에 발표된 또 다른 담화는 김여정 부부장이 군 전권을 넘겨준 참모본부에서 의견이 나왔잖아요.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그렇습니다.

◀ 앵커 ▶

거기에서 나온 표현 자체가 이제 남북 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에 군을 투입시켜서 다시 요새화하겠다는 표현을 했고 지금 거론되는 게 개성공단, 금강산 그리고 GP도 일부 철거를 했지만 그 지역에 다시 지금 군을 들이겠다는 거라는 말이죠.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일단 판문점이라든지 비무장지대 안에대해서는 조합을 무효화하겠다는 그런 조항들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당장 개성공단을 어떻게 폭파해서 거기에 군 부대를 요새화하는 거는 아까 말씀드린것처럼 약간의 단계들을 뒀는데 그렇다고 해서 안 하겠다는 말은 아닌 거죠.

◀ 앵커 ▶

마지막으로 그러면 짤막하게 앞으로 우리 정부 어떻게 해야합니까?

◀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

북한의 요구가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사실 여건 자체는 되지 않지만 북미관계의 경색이라든지 미국 대선 상황,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 코로나라고 하는 상황이 어떤 교류 협력이 있을 수도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그런 상황에서 나타났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 정부는 일단은 단호한 대응을 통해서 어떤 군사적인 충돌을 막고 군사적인 대비 태세를 갖추는 게 제일 중요하겠죠. 하지만 평화 관리가 이 시점에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당장 코로나 상황 속에서 북한만 바라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결국 우리의 목표와 우리의 이익에 중점을 둬야 할 것 같은데요. 북한은 어쩌면 우리 경제를 조금 흔들려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북한의 존재감, 남북 관계의 존재감. 그것이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혜택이 아니라 호혜였다는 거를 강조하려는 그런 대응들을 할 것 같은데요. 또 하나는 변화한 현실에 맞는, 다시 말해서 행동 대 행동으로 성과를 내놓을 수 있는 그런 방안들도 앞으로 남북 교류를 위하여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MBC 북한 전문 기자이자 통일방송연구소장이었던 김현경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현경 기자 (hkkim86@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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