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고 느려서"..10년 넘게 애물단지 '순찰자전거'

한범수 입력 2020. 6. 1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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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한때 정부는 경찰 업무에 도움이 될 거라면서 순찰 자전거를 대거 도입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먼지만 쌓인 채 10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범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김제시 중심부를 담당하는 경찰 지구대.

건물 뒤편에 곳곳에 녹이 슨 순찰용 자전거가 오랜 시간 사용되지 않은 채 방치됐습니다.

비닐로 포장한 채 창고에 넣었거나 사무실 한 쪽에 가만히 세워둔 것도 있습니다.

[경찰서 관계자] "현장 인력이 그렇게 넉넉지 못한 상황이라 활용도가 높지 못했습니다."

환경친화적이고 친근한 경찰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며 순찰 자전거가 보급되기 시작한 건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9년.

도내에도 4백 대 가량이 보급됐는데 실제 현장에서 활용된 적은 많지 않았고, 하나둘 폐기돼 이제 백 대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경찰의 외면을 받은 이유, 불편하고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자전거 도로가 부족해 사고 위험이 끊이지 않았고 인도로 통행하자니 보행자들과 부딪힐 우려도 있었습니다.

[파출소 관계자] "(자전거 중에서) 밝은 헤드라이트가 달린 그런 거 있잖아요. 그런 걸 달고 타야지, 저걸로는 밤에 다니면 위험하죠."

도시든 시골이든 순찰 경로에는 이곳과 같이 언덕이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굳이 체력을 소모하면서까지 순찰 자전거를 이용할 동기는 떨어집니다.

무엇보다 기동성이 부족합니다.

취재진이 방문한 김제 지구대에서 시청까지 거리는 2.2km, 위급 상황에서 차로 6분이면 출동할 수 있는데, 굳이 자전거를 탈 필요가 없습니다.

[지구대 관계자] "(자전거 순찰은) 안 하고 있어요. 차로 다녀야죠. 기동력도 떨어지고…"

인구밀도가 낮고 건물이 듬성듬성한 데다 순찰 구역이 넓은 농촌에선 자전거 순찰의 효과가 더 적습니다.

취지와 달리 10년 넘게 애물단지로 취급돼 온 순찰 자전거.

보여주기 식 탁상공론이 또 하나의 자원 낭비 사례를 남기고 말았습니다.

MBC뉴스 한범수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전주))

한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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