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실 출정조사 악용' 지적에도..4달째 조사 지지부진

임지수 기자 2020. 6. 1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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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유·강압수사 수단 의심받는 '검사실 출정조사'

[앵커]

오늘(18일) 국회에선 한명숙 전 총리와 관련한 출정조사 의혹도 나왔습니다. 수감자를 검사실로 불러서 조사하는 이 출정 조사는 회유를 한다거나, 강압 수사를 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 문제 있단 지적을 받아왔고 오늘 추미애 장관도 "당연히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저희 뉴스룸이 지난 2월에 이 출정 제도가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 전해드렸습니다. 당시에 검찰은 바로 조사하겠다고 했지만, 넉 달이 넘도록 핵심 관계자도 조사하지 않은 걸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한명숙 전 총리 사건 대법원판결 당시 소수 의견을 냈던 5명의 대법관은 검찰의 출정조사 관행을 꼬집었습니다.

"핵심 증언자 한만호 씨가 70회 이상 검찰에 가서 조사를 받았지만, 이 중 어떤 조사를 받고 진술을 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60번이 넘는다"며 "수사의 절차적 적법성이 지켜지지 않아 진술을 함부로 믿을 수 없다"고 한 겁니다.

지난 5년간 교정시설을 직접 방문해 수감자를 조사한 사례를 분석해 보니, 전체의 90% 이상이 경찰이었고, 검찰은 1%도 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주로 수감자를 불러서 조사한 겁니다.

5년 사이 검사실에 700번 이상 오간 수감자도 있었고, 100번 이상 오간 경우만 100명을 넘겼습니다.

문제는 수사협조나 사건제보를 명분으로 수감자가 검사실을 오가다가 부적절한 유착이 생길 수 있단 겁니다.

1세대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는 이모 회장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2018년 6월, 측근에게 전화로 지인의 자금 관리를 지시했습니다.

[이모 회장 (검사실 내선전화 통화 내용) : OO형이 OO에다가 200(억) 줬거든. OO쪽에서 받아내는 걸 해주고 커미션 받으면 되잖아?]

해당 번호를 추적해 보니,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김모 검사의 방입니다.

[김모 검사 (지난 2월) : 이OO씨 몇 번 부른 건 맞는데…대부분 직원들이 있지, 없는 상황에서 통화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해명과 달리 검사실에서 감시 없이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도 포착됩니다.

[이모 회장 (검사실 내선전화 통화 내용) : 아까 사람 있어서 내가 말을 못 했고. 극비리에 애들 개별 접촉해서…]

검찰은 보도 이후 관련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했지만, 넉 달 동안 이 회장을 한 번도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1조 원대 다단계 사기로 징역 15년 형을 받은 김성훈 IDS홀딩스 회장 역시 2017년 같은 검사실을 오갔습니다.

김 회장은 2017년 초 측근 한모 씨와도 검사실에서 자주 만났는데, 몇 달 뒤 범죄 수익 27억 원이 피해자들 몰래 한씨에게 흘러갔습니다.

검찰은 아직까지 보도된 의혹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감찰반은 이 회장을 조사하지 않은 것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들이 진정을 넣은 김성훈 회장 건을 먼저 조사하고 있고, 폭넓게 조사해 결론 내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 / 영상그래픽 : 박경민)

◆ 관련 리포트
범죄자 '개인 사무실' 된 중앙지검 검사실…"자금관리 지시"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561/NB119325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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