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고 하는 청소기 관리 서비스.."죄인이 된 기분"

공민경 2020. 6. 1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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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원이 직접 방문해 청소기를 점검하고 청소하는 서비스를 내놓은 LG전자의 무선청소기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 측이 매니저들이 고객 집에서 청소기를 점검하는 내내 무릎을 꿇고 일하도록 강요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인격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공민경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LG전자 무선청소기 판매점.

청소기 구입과 별개로 새로운 서비스가 나왔다며 동영상을 보여줍니다.

동영상 속 한 여성은 무릎을 꿇은 채 청소기를 분해해 청소까지 합니다.

[LG전자 무선 청소기 판매점 직원/음성변조 : "정수기 관리 받아보셨어요, 예전에? 위생이 중요하잖아요. 매번 청소랑 필터 관리를 해줘야 되고, 그런 거랑 동일한 느낌으로…"]

이 서비스는 LG전자의 자회사, LG케어솔루션 소속 '매니저'들이 담당합니다.

'매니저'들에게 이 작업은 엄청난 고역입니다.

무릎을 꿇은 채 작업하기 때문입니다.

'빨리 감기'로 제작한 교육용 영상에서도 20분 넘게 걸리는데 현장에서는 훨씬 더 오래 걸립니다.

[김정원/LG케어솔루션지회 지회장 : "한 시간 넘게 걸리는 고객댁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일어나기 힘드니까 다리에 쥐가 나서 고객들이 부축해서 도와주시는 경우도 있고…."]

"대역죄인처럼 무릎 꿇고 하라는 거냐", "대기업의 갑질이다"라는 매니저들의 불만이 이어졌습니다.

[김정원/LG케어솔루션지회 지회장 : "저희 언니한테 그 동영상을 보여줬어요. 언니가 눈물을 글썽글썽하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되냐, 안 하면 안 되겠냐…."]

하지만 4천 명가량인 매니저들은 1년 단위로 계약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

회사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김정원/LG케어솔루션지회 지회장 : "(교육 동영상을) 저희가 의무적으로 시청해야 돼요. 고객들도 어떻게 해야 (무릎을 꿇어야) 되는지 다 아세요, 매니저들이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래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죠."]

LG전자는 "해당 자세가 가장 효율적인 자세"라며 "교육 동영상일 뿐 강요한 적은 없고, 방석은 아플까 봐 배려해서 제공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공민경 기자 (bal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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