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 규제로, 대 일본 경상적자 5년 만에 최소
반도채를 중심으로 지난해 우리 수출이 부진한 영향으로 미국과 중국 등 기존의 주요 무역 상대국 대상 경상수지도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19년 중 지역별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일본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188억2000만달러로 전년(247억달러)에 비해서 큰 폭 축소됐다. 대 일본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 2014년 164억3000만달러 이후 5년 만에 최소 규모다.
한은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자본재 수입 감소로 상품수지 적자규모가 축소된 데다 여행지급이 크게 감소하면서 서비스수지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소재 품목 수출을 규제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에서 제외하면서 한·일 간 수출입이 줄어든 영향으로 해석된다. 일본의 조치 이후 국내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여행도 크게 감소한 바 있다. 실제 일본행 출국자를 보면 지난 2018년에는 754만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558만명으로 25.9%가 줄었다.
대 미국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220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0.6%가 감소했다. 지난 2014년 최대 흑자(415억달러) 이후 5년 연속 감소 흐름이다.
특히 상품수지 흑자가 300억5000만달러로 지난 2012년 255억6000만달러 이후 최소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등의 수출 감소와 함께 미국산 원유·셰일가스 등 상품 수입이 더 크게 늘어난 결과다. 상품수입의 경우 지난해 614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긍정적인 부분은 대 미국 투자에 따른 이자수입이 늘면서 본원소득수지가 지난해 80억3000만달러를 기록, 역대 최대 흑자를 나타낸 부분이다.
수출 부진은 우리나라의 대 중국 경상수지 흑자도 위축시켰다.
지난해 대 중국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 2018년 473억7000만달러에서 252억4000만달러로 큰 폭 축소됐다. 지난 2009년 162억6000만달러 이후 10년 만에 최소 흑자 규모다.
한은은 "여행수입 증가, 해외투자소득 증가 등으로 서비스수지 및 본원소득수지가 개선되었으나 반도체, 화공품 등의 수출 감소로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큰 폭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의 문제로 위축됐던 관광이 지난해에는 활성화되면서 대 중국 서비스수지 흑자는 지난해 29억7000만달러로 개선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대 중국 여행수입은 100억6000만달러로 역대 2위였다.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는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대 동남아시아 경상수지 흑자는 799억4000만달러로 역대 2위를 나타냈다. 역대 1위였던 전년도 939억1000만달러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여전히 견조한 흑자 흐름에 있다는 평가다.
대 동남아시아 상품수지는 753억1000만달러로 역대 3위 흑자, 본원소득수지는 65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흑자를 냈다. 여행수입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대 동남아시아 서비스수지도 전년대비 흑자(6억달러) 전환에 성공했다.
이밖에 중동에 대한 경상수지는 527억달러 적자로 전년(612억9000만달러 적자) 대비 적자폭이 줄었다. 유가하락 및 이란제재 영향으로 중동산 원유 수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에 대한 경상수지는 60억9000만달러 적자였다. 지난 2013년 51억6000만달러 적자 이후 최소 적자다.
한편 지난해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는 355억3000만달러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미국(100억2000만달러)과 중국(50억5000만달러), EU(71억1000만달러)는 지역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는 모습이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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