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려대 교수, 폭언에 상습 성추행 의혹..피해자 '극단적 선택' 시도도

전현우 2020. 6. 1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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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려대학교 의대 교수가 상습적으로 조교와 학생들에게 폭언과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한 피해자는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는데요.

해당 교수는 의혹을 대부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고려대 측은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전현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려대학교 의과 대학의 한 연구실에 조교로 취업한 A 씨.

담당 교수가 이유 없이 수시로 화를 내며 폭언을 했고, 때로는 손을 올려 때릴 것처럼 위협했다고 털어놨습니다.

[A 씨/고려대 의대 연구조교/음성변조 : "'너는 손이 이상한 거 아닌가, 너는 일을 취미로 하냐'…. (본인 화에 못 이겨) 넘어갈 정도로 화내시고 그런 게 반복되다 보니깐."]

끊임없는 괴롭힘에 우울증과 불안 장애가 찾아온 A 씨는 두 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고, 끝내 정신과에 입원했습니다.

같은 연구실 대학원생인 B씨에게는 밤늦은 시간 교수 사무실에서 개인 면담을 하자는 요구가 반복됐다고 합니다.

술에 취해 전화로 낯뜨거운 말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해당 교수-B 씨 통화 내용/음성변조 : "나는 (너를) 좋아하는데 (너는 나를) 별로 안 좋아해서 싫어하고 그래서."]

[B 씨/고려대 의대 대학원생/음성변조 : "남자친구 있느냐는 얘기는 수도 없이 물어봤는데. 친구들이 '저희한테도 언니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봤어요' 하더라고요."]

이런 전화를 받은 건 B 씨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해당 교수-C 씨 통화 내용/음성변조 : "**아 사랑한다. 난 우리 **이 사랑해."]

성추행에 사생활 침해까지 피해자는 한 둘이 아닙니다.

[C 씨/고려대 의대 대학원생/음성변조 : "서랍도 열어보고 책꽂이 하나하나 뒤져보고."]

[D 씨/고려대 의대 대학원생/음성변조 : "얼굴 대는 건 일상 있는 일이고, 자주 터치도 하고 불편한 거 뻔히 보이는데도 가까이 몸을 붙인다든가."]

이들 중 한 명이 교내 성 평등센터에 신고하자 그때서야 교수는 사과했습니다.

사과를 받고 신고를 취하하자 이후에도 교수는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고 피해자들은 호소합니다.

이에 해당 교수는 폭언이 불쾌했다면 유감이지만, 성희롱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고려대학교 측은 양측을 분리한 뒤, 의견을 듣고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전현우 기자 (kbs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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