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친 볼턴이 북·미관계 망쳤다" 책임 돌리기
연락사무소 폭파 후 첫 북 언급
김 위원장 두둔 발언 '상황 관리'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은 18일(현지시간) 북·미관계 교착의 책임을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에게 돌렸다. 볼턴 전 보좌관이 추구한 ‘리비아 모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분통을 터뜨린 것은 당연하다면서 김 위원장을 두둔했다.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을 피하기 위해 ‘상황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미친 존 볼턴이 ‘디페이스(Deface) 더 네이션’에 나가 북한을 위해 리비아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을 때 다 망했다. 나와 잘 지내고 있었던 김정은은 그의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고 당연한 일”이라고 올렸다. 또 “그(김 위원장)는 볼턴을 근처에 두고 싶어하지 않았다. 볼턴의 멍청하기 짝이 없는 모든 주장이 북한과 우리를 형편없이 후퇴시켰고 지금도 그렇다”고 했다. “나는 (볼턴에게)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냐고 물어봤다. 그는 답이 없었고 그저 사과했다. 그게 초기였다. 그때 해임했어야 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디페이스 더 네이션’이란 볼턴 전 보좌관이 2018년 4월 말 출연한 CBS방송 시사프로그램인 <페이스 더 네이션>에 부정적 접두사를 붙여 비꼰 것이다. 당시 취임 첫 인터뷰에 나선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 비핵화 모델로 ‘리비아식 해법’을 제시해 한반도가 발칵 뒤집혔다. 북한은 ‘선(先) 비핵화, 후(後) 체제보장’ 모델인 리비아식 해법에 심한 반감을 표해왔다. 리비아식 해법은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대통령이 비핵화 약속을 지킨 뒤인 2011년 미군이 지원한 리비아 반군의 손에 사살되는 비참한 최후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지난 16일(한국시간)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트위터에 직접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관계 책임을 볼턴 전 보좌관에게 돌리면서 최근 북한의 대남 공세 강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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