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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욕' 안 먹게 할 수 있을까요?"

이원광 기자 입력 2020. 06. 20.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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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300티타임]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일하는국회법추진단장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일하는국회법추진단장. / 사진=이동훈 기자

“어떻게 하면 국회의원들이 욕 안 먹게 할 수 있을까요?”

21대 국회 개원 전부터 구슬땀을 흘린 정치인들이 있다. 일주일에 세번씩 정기 회의와 비공식 논의 등을 통해 ‘일하는 국회’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21대 국회야말로 일하는 모습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보겠다는 각오다. 더불어민주당 일하는국회법추진단에 소속된 정치인들이 주인공이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서울 강서병·3선)이 단장을 맡아 추진단을 이끌고 있다. 한 단장은 지난 18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본회의, 상임위원회, 소위원회는 기계적으로 열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단장은 국회의 모든 ‘회의’에 방점을 찍는다. 상임위원회와 소위원회의 상시적 운영이 일하는 국회의 전제라는 소신이다. 각종 현안을 논의하고 정부에 질의하는 상임위원회와 입법과 예산을 구체화하는 소위원회가 정상 운영돼야 국민을 안심시키고 부족한 점을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단장은 “국회의원들이 다른 것을 아무리 잘해도 회의를 안 하면 욕을 먹는다”며 고개를 떨궜다. 그러면서 “추진단이 하는 것은 시스템적으로 상시 회의를 정착하는 일”이라며 “그래야 국민들도 ‘잘 뽑았어’, ‘열심히 하는구나’ 생각하시게 될 것”이라고 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일하는 국회가 더욱 절실하다고 한 단장은 강조했다. 그는 “일하는 국회는 국민 요구가 있을 때 제대로 ‘응답하는 국회’”라며 “연간 계획, 월간 계획에 따라 어느 상임위가 언제, 무엇을 논의할지 예측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단장은 21대 총선에서 서울 강서구병에서 당선되며 ‘3선 중진’ 반열에 올랐다. 후보 시절 ‘일하는국회법’을 간판 공약으로 내세운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로부터 중책을 맡아 추진단을 이끌고 있다. 추진단은 이번주까지 동료 의원 의견 등을 취합해 이르면 다음주초 ‘일하는국회법’을 완성할 계획이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일하는 국회 추진단장이 이달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7감담회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일하는 국회 추진단 전체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다음은 1문1답
-민주당 일하는국회법추진단장을 맡게 되셨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시켜서 맡았다.(웃음) 일하는 국회에 대한 요구는 20대 국회 때도 있었다. 21대 총선에서 국민들께서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주시고, 성원해주셨다. 일하지 않는 국회에 대한 마지막 경고라고 본다. 민주당은 총선을 임하면서도 21대에선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국민 요구에 응답하기 위한 구조적 문제, 시스템 문제를 해결해야 결국 전진할 수 있지 않나.

추진단은 초·재선 의원 중심으로 구성됐다. 특히 초선 의원들은 각각의 위치에서 바라봤던 분들이다. 기업-이용우, 청와대-고민정, 정부-정정순, 국회 사무처-김수흥 의원 등 국회가 작용되지 않은 점을 느끼고 봤던 분들 의견을 많이 담았다. 5월22일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발표한 후 한 주에 약 3번씩, 총 10여차례 회의를 했다. 스피디하면서도(빠르면서도) 완성도는 높였다고 자평한다.

또 ‘8부 능선’에 도달했다고 본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체계자구 심사권이다. 법사위에서 분리하려는데, 실제 국회법이나 헌법, 국회의 검토 과정을 보는 학자 및 법률가 시각으로 검토해야 한다. 우리는 진행하는데 맞지 않다는 전문가들이 있을 수 있다.

-중점 가치는?
▶본회의, 상임위, 소위는 아주 기계적으로 열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상임위를 열어서 현안들을 점검하고 잘 진행되는지 정부에 질의한다. 그 과정에서 국민을 안심시키기도 하고 혹은 부족한 것은 제도 개선 요구를 한다. 이런 논의가 ‘쉼 없이’ 일어나는 구조가 돼야 한다.

현안을 다루고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데 제도로서 불안전성이 있으면 입법적으로, 또 예산으로 해결해야 한다. 소위가 활성화돼야 하는 이유다. ‘끊임 없이’ 소위가 열려야 한다. 이 두 가지 회의체, 상임위와 소위가 어떻게 하면 상시적으로 열리게 할 것인가에 중점을 뒀다.

이것과 관련한 발목잡기가 무엇인가. 이젠 상임위원장이나 소위원장이 (회의를) 안 열면 원내대표가 책임져 주지 못한다. 그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상임위원장과 소위원장이 져야 한다. 제대로 열지 않는 경우 간사를 교체하고 상임위원장은 본회의를 통해 사실상 탄핵할 수도 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일하는국회법추진단장. / 사진=이동훈 기자


-구체적인 부분도 설명해달라.
▶소위원회 개최 요일을 바꿨다(기존 수·목→월·화). 본회의가 목요일 열린다. 국무위원들이 오는데, (현행법상 상임위 전체회의 때문에) 월·화에 부르고 (본회의로 인해) 다시 목요일에 부르면 일을 못하고 국회에 붙들리는 구조다. 효율적이지 않다. 소위를 월·화에 하고 수·목에 (전체회의 때) 장관을 부르게 되면, (목요일의 경우) 상임위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본회의에 나올 수 있다. 소위와 상임위가 상설화되고 법안 ‘선입선출’이 도입되면 패스트트랙은 유명무실하게 될 것이다.

또 15일 회의에서 세비나 수당 삭감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일하는국회법에 따라) 출석을 안 한 의원님에 대해서 출결 사안 공개도 하고 경고도 주는데, 악의적으로 계속 회의를 빠지는 경우에 대해 논의 중이다. 의원님들께서 내놓으신 법안들이 많아서 이를 병합 심사할 것인지, 일하는국회법에 포함할 것인지, 이것을 위임해달라고 했다.

-사실상 전 상임위원회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화다. 기존 패스트트랙 역시 최장 330일 걸려 시급한 사안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렇다. 기존안에는 소위에서 위원 과반 이상 요구할 때 표결하라고 했는데 이를 4분의 1 이상으로 조정했다. 4분의 1 이상이 논의할 만큼 했으니 표결을 요청하면 소위원장이나 상임위원장은 더 이상 미루지 말고 표결에 부쳐서 의원 뜻을 봐야 한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일하는국회법추진단장. / 사진=이동훈 기자


-‘포스트코로나’ 시대다. 국회가 ‘4차 산업혁명’ 아젠다를 다 소화하지 못한채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았다.
▶시대정신이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있었는데, 적시에 ‘응답하는 국회’, 일하는 국회가 다른 게 아니라 국민들의 요구가 있을 때 제대로 응답하는 국회를 말한다.

-현안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 비전을 갖추고 ‘한발 더 나아가는’ 국회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그렇다. 예측 가능한 국회가 돼야 한다. 국회가 언제 열릴지 모른다가 아니라, 연간 계획이 다 짜여 있고, 월간 계획도 다 있어서 어느 상임위는 언제, 무엇을 논의하는지 예상되게 해야 한다.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저는 법사위의 힘이 빠지는 순간 ‘일하는 국회’가 될 것으로 본다. 이 법이 통과돼야 모든 상임위가 정상화된다. 일하는 국회의 첫 발이다. 법사위만 일하면 다른 데는 안 해도 되나. 다 해야 된다. 법사위가 가진 다소 ‘무소불위’한 권능처럼 체계·자구 심사한다는 핑계로 큰 칼을 휘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체계·자구 심사권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국회 ‘전자 청원’에 대한 관심도 높다.
▶지난해 국회법을 개정해 국회 청원이 활성화되는 구조로 바꿨다. 그런데 상임위 청원소위에서 대체로 논의가 잘 안 된다. 고민해볼 방안 중 하나가 청원특별위원회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수많은 이들로부터 공동 서명까지 받은 사람들을 불러서 이게 왜 필요한지 묻고 소관 위원회로 넘기는 방식이다. 국민 요구를 청원 소위에 넘긴 후 묵히는 것은 아니란 문제 의식이다. 청원특위를 만들 것인지, 아니면 각 상임위 청원소위가 제대로 운영되게 할 것인지 논의 중이다.

-향후 계획은?
▶추진단의 초선 의원들께서 “국회가 이렇게 바쁜 곳인지 몰랐다”고 하신다.(웃음) 왜 이렇게 일 안 한다고 욕을 먹는지 모르겠다는 설명이다. 토론회 등을 끊임하고 업무량도 너무 많은데 밖에선 왜 그렇게 안 봐주는 걸까, 하는 토로다.

국회의원들이 잘 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이 되는 게 결국은 상임위, 소위, 본회의다. 다른 것을 아무리 잘해도 회의를 안 하면 욕을 먹는다. 결국 추진단이 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의원들이 욕 안 먹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다. 그래서 상시 회의를 시스템적으로 해놓는 것이다. 일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국민들도 ‘잘 뽑았어’ ‘우리 지역에서 저 사람을 뽑았는데 열심히 하는구나’ 생각하시게 될 것이다.

한정애 위원장이 이달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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