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선 넘지 마'.. 비빔면 절대강자 팔도의 경고

김무연 2020. 6. 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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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출시한 팔도비빔면, 시장점유율 64% 달해
용기면, 네넴띤, 비빔장 등 내며 소비자 요구 부응
농심·오뚜기, 칼빔면·진비빔면으로 팔도비빔면에 도전
서로 도발하는 각 사 CF 대전도 볼거리
팔도비빔면(사진=팔도)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한낮 온도가 30도를 오가는 등 본격적인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다. 유통·식품 업계에서도 여름 시즌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기 여념이 없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후발주자들의 이야기다. 절대 강자는 요란스러운 모습 대신 자신의 주포를 준비하며 여름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비빔면의 강자 팔도의 이야기다.

팔도 비빔면은 1984년 출시된 이후 여름 비빔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팔도의 효자 상품이다. 독특하며 새콤달콤한 비빔소스, 적당히 가는 면발, 개당 600~800원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 지 35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매년 여름 농심, 오뚜기 등 경쟁사들이 비빔면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팔도 비빔면의 아성은 넘지 못하고 있다.

◇ 시장 점유율 64%… 절대 강자 ‘팔도비빔면’

팔도 비빔면은 여름 별미로 꼽히던 비빔국수를 봉지 라면으로 재현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팔도와 분사 전이었던 당시 한국야쿠르트 직원들은 전국의 비빔국수 맛집을 돌아다니며 소스 맛을 비교했고 한국야쿠르트가 보유한 발효와 미생물공학을 접목해 지금의 비빔면 소스를 완성 시켰다.

당시로서는 면을 끓인 뒤 헹궈 비벼 먹는다는 개념이 생소해 비빔면을 그대로 끓여 먹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에 비빔면 조리법을 각인시키기 위해 별도로 CM송을 만들기까지 했다. 지금도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라는 가사로 유명한 팔도 비빔면 CM송의 탄생 비화다.

팔도비빔면 용기면(사진=팔도)
출시 당시에는 계절 제품으로 여름에만 한정적으로 판매했지만, 이후 라면 시장에서 팔도 비빔면의 입지가 굳건해 지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는 사계절 내내 판매하기 시작했다. 팔도비빔면은 지난해까지 약 14억 개가 판매되며 6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비빔면 시장 점유율은 약 64%에 달한다.

비빔면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소비자들의 입맛과 취향에 맞춰 변주를 줬다. 2003년 3월 늘어나는 용기면 수요에 맞춰 팔도비빔면 용기면을 출시했다. 2014년엔 찰감자전분을 넣어 쫄면 면발과 같은 식감을 구현한 ‘팔도 쫄비빔면’을 내놨고 2017년엔 ‘팔도 초계비빔면’을 선보였다.

괄도 네넴띤(사진=팔도)
트렌드도 능숙하게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팔도는 지난해 2월에 출시된 35주년 한정판으로 ‘괄도 네넴띤’을 출시했다. 팔도 비빔면의 야민정음(단어의 자음과 모음을 비슷한 다른 자음, 모음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이용한 이 상품은 첫 물량인 1만5000개가 23시간만에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와 콜라보하여 비비크림을 사면 주는 한정판 라면 ‘팔도 BB면’을 내놓기도 했다.

한 개론 부족하고 두 개는 많다는 네티즌들의 의견을 십분 반영해 2016년 양을 20% 늘린 한정판 에디션을 출시했다. 올해도 지난달 말부터 컴백 한정판이라는 콘셉트로 지속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또 비빔 소스만을 따로 내달라는 고객의 요청을 수용해 2017년 9월부터 ‘팔도 비빔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칼빔면 광고(사진=농심 공식 유튜브)


◇ 농심, 오뚜기의 CF 저격과 맞받아친 팔도

올해는 경쟁사들도 칼을 갈았다. 농심, 오뚜기 등은 팔도의 독주를 막기 위해 다채로운 제품들을 출시하며 이슈몰이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팔도비빔면을 저격하는 듯한 공격적인 CF들로 선전포고를 마친 상태다.

농심은 ‘칼빔면’을 주포로 삼았다. 칼빔면은 칼국수 면발에 김치 비빔 소스를 더해 기존 비빔면과 식감에서 차별화를 뒀다. CF 모델로 기용한 모델 정혁은 광고에서 비빔면은 다 거기서 거기다?’, ‘비빔면은 얇은 면으로 비빈다?’라고 질문하며 팔도비빔면을 겨낭했다.

오뚜기는 타마린드 양념소스로 맛을 낸 ‘진비빔면’을 내세웠다. 타마린드란 인도, 동남아시아 등 열대지방 음식에 새콤한 향미를 더하기 위해 사용되는 콩과의 열매다.

진비빔면 광고 이미지(사진=오뚜기)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백종원 더본 대표를 CF 모델로 영입해 “비빔면이 거기서 거기인 거 같죠? 그럼 드시던 거 드셔야죠”라는 도발성 대사를 던지도록 했다.

이에 팔도는 드라마 ‘스토브 리그’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는 여배우 박은빈을 영입해 응수했다. 박은빈은 팔도비빔면 CF에서 “비빔면을 가지고 고민을 하는 건 선을 넘은 거지”라는 대사를 날린다.

팔도 관계자는 “극중에서 불의를 못 참는 ‘사이다 발언’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박은빈과 이번 CF 캐치 프라이즈가 맞아 모델로 기용했다”라고 설명했다.

김무연 (nosmo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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