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실습은 멜로디언으로.. 2시간 강의는 40분 영상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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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1학기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며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국회까지 150㎞ 종주를 마쳤다.
전국 26개 대학 총학생회가 연합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지난 20일 목적지였던 국회 앞에서 '전국 대학생 분노의 집회'를 열고, 등록금 반환 문제에 대한 대학과 정부, 국회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정부는 현재 대학생 대신 대학을 지원하는 간접적인 등록금 반환 지원 방안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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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들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강의질 떨어져 등록금 반환해달라" 요구
"학교에 피아노실이 있는데 거기 갈 수가 없으니까, 교수님이 '집에서 멜로디언을 구해서 연습을 하고, 멜로디언도 없으면 종이에 건반을 그려서 해라'라고 하더라고요. 실과의 목공, 뜨개질 수업도 교수님이 올려준 몇 분짜리 강의를 듣고 재료를 직접 구해서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수빈 전국교육대학생연합 의장)”
대학생들이 1학기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며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국회까지 150㎞ 종주를 마쳤다. 전국 26개 대학 총학생회가 연합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지난 20일 목적지였던 국회 앞에서 ‘전국 대학생 분노의 집회’를 열고, 등록금 반환 문제에 대한 대학과 정부, 국회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다수 대학이 지난 1학기 강의를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했고 이에 따라 강의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 만큼, 등록금을 상당 부분 돌려받아야 한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종주에 참여했던 이수빈 의장은 21일 “원래 2시간 강의가 30~40분짜리 영상으로 대체됐고, 비대면 강의가 되면서 과제가 너무 많아졌다”며 “학생들은 이런 학습권 침해에도 학교가, 교수님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오종운 숭실대 총학생회장도 “온라인 강의가 전혀 준비가 안 됐다 보니 초창기에는 서버가 하루에 두 번씩 다운됐고, 시험을 보기 3, 4일 전에 지금까지 안 올렸던 강의 영상을 왕창 올리는 교수님도 있다”고 말했다. 전대넷이 지난 4월 전국 203개 대학 재학생 2만1,7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한 이들의 82.0%(복수응답)가 ‘온라인 강의의 질이 떨어져서’라는 이유를 댔다. 두 번째로 많이 꼽은 이유는 ‘시설 이용이 불가능해서(78.6%)’였다.
캠퍼스 밖의 여건들도 대학생들을 옥죄고 있다. 최인성 경희대 총학생회장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아르바이트를 잘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지방 학생들 중에서는 집을 구해 놨는데 비대면 강의를 하다 보니 월세만 아깝게 나가고 있는 경우도 많다”며 “대학생들의 생활 자체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현재 대학생 대신 대학을 지원하는 간접적인 등록금 반환 지원 방안을 모색 중이다. △국가장학금 Ⅱ유형(대학연계지원형) 증액 △긴급지원비 지급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용도 제한 완화 등이 거론된다. 모두 간접 지원책이지만, 관련 예산을 추가 편성하지 않고도 가능한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용도 제한 완화가 정부로서는 가장 부담이 적은 방식이다.
교육부는 올해 대학혁신지원사업비 명목으로 143개 대학에 8,031억원을 지원했다. 해당대학은 3년 사업비 총액의 최대 30% 범위에서, 연도별 사업비의 50%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대학혁신지원사업비를 교육ㆍ연구환경 개선비(시설비)로 쓸 수 있다. 대학 측은 등록금 반환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이 시설비 상한 제한을 완화해달라고 요구 중이다. 교육부는 이번 달 안에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용도 제한 완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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