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락사무소 폭파' 배상 요구, 뾰족수 없는 정부
◆남북합의서에 보상근거 없어
21일 통일부에 따르면 통일부는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방안을 관계기관과 함께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 16일 서호 통일부 차관은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직후 브리핑에서 “북측은 이번 행동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북한에 책임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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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한 모습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KBS가 17일 오전 휴전선 인근 비행금지구역(NFL) 인근 2천m 상공에서 촬영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잔해만 남은 모습을 보도했다. KBS 뉴스 화면 캡처·연합뉴스 |
권태준 법무법인 공존 변호사는 지난 18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정산홀에서 열린 통일전략포럼에서 “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정부가 입은 재산피해 보전 방안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선뜻 얘기할 수 있는 법적 수단도 없다”며 “북한의 의사에 반해 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웜비어식’ 국내 손배소는 가능
일반적으로 손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방법은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번 사안의 경우 손해가 발생한 우리 정부나 피해 기업인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상대방인 북한 측이 남한 법원에 출석하기 어렵다.
다만 최근 북한 정권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보면 공시송달 절차를 거쳐 진행되고 있다. 공시송달은 소송 상대방의 주소를 알 수 없거나 서류를 받지 않고 재판에 불응하는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게재한 뒤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고 재판을 진행하는 제도다. 6·25전쟁 당시 포로로 잡혀 북한에서 50년간 강제노역을 당한 참전군인들은 북한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2016년 소를 제기했다가 북한에 소장 송달을 할 수 없어 지난 9일에야 1심 결심기일이 진행됐다.
남북 문제를 국제 분쟁으로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는 있다.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해 국제법을 적용해 해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ICJ의 재판 관할권이 국가 동의에 기초하고 있어 남한과 북한이 모두 응해야 재판이 진행될 수 있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탓으로 돌리며 반대하면 제소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2010년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자산을 몰수했을 때도 ICJ에 제소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실현되지 못했던 이유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국제적인 분쟁으로 비화되면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른다는 것도 변수다. 또한 ICJ에서 북한에 배상 판결을 내리더라도 북한이 배상을 할지 미지수다.
신희석 전환기 정의워킹그룹(TJWG) 법률분석관은 “현실적으로 ICJ에 제소해서 북한에 배상을 받아내긴 힘들겠지만 국제사회에 사안을 알리고 적어도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에서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에 투자를 할 때 부당한 손해를 입지 않게 미리 관련 법적 보호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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