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로 "볼턴 폭로는 '리벤지 포르노'..징역 처할 수도"

배재성 입력 2020. 6. 22. 06:03 수정 2020. 6. 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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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미 대통령을 정조준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백악관 동료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행정부 난맥상을 폭로한 회고록을 쓴 볼턴 전 보좌관의 행태를 ‘리벤지 포르노’에 비유하며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가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나바로 국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볼턴의 회고록 『그 일이 있었던 방:백악관 회고록』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나바로 국장은 “새빨간 거짓말쟁이 볼턴, 출판 계약을 따낸 볼턴이라는 게 나의 입장”이라며 “돈을 위해 이런다는 게 아주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나바로 국장은 “볼턴의 행동 패턴은 이렇다. 정부에 들어가서 자기 의제를 추진한 뒤 해고되거나 퇴임한다. 떠나서는 그에게 자리를 준, 남겨진 사람들을 비난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시 전 행정부에서도 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를 보유했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밀어붙여서 정부가 이라크전쟁을 벌이는 데 일조한 뒤 그렇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23일 출간 예정이지만 원고를 미리 입수한 미 언론들의 관련 보도로 이미 큰 파장을 일으켰다.

보도에 따르면 책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재선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볼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나 미국에서 농산물을 수입해 재선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나바로 국장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그런 부탁을 하는걸) 들은 적 없다. 나는 그 방에 있었다”고 회고록 내용을 부인했다. 그는 함께 방에 있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또 회고록에서 볼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기술했다. 이외에 지리·외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지와 일종의 쇼처럼 진행된 대북 외교에 대한 비판도 포함됐다.

나바로 국장은 “볼턴은 매우 높은 등급의 기밀 정보를 방대한 책에서 공개했다”며 “그는 이 책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징역형에 처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588쪽 분량이다. 이어 “볼턴은 미국 국가 안보 측면에서 매우, 매우 심각한 일을 저질렀다”며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확대정상회담에 참석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은 합의문을 내지 못한 채 마무리 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회고록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면서도, 출판을 금지해달라는 미 법무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책은 예정대로 판매된다. 다만 정부가 영화와 TV 판권을 포함해 책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환수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 형사 처벌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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