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리포트] '일본산 꼬리표'.. 짐싸거나 존버하거나

김설아 기자 2020. 6. 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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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 1년 - 韓 불매운동 1년 (2부)] 뜨거운 '불매 전쟁'.. 유통 1년 어땠나 ①

[편집자주]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된 지 1년이 흘렀다. 당초 국내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정부와 기업의 발빠른 대처로 별다른 피해를 받지 않았다. 오히려 수출길이 막힌 일본기업의 피해가 극심했다. 그럼에도 아베는 여전히 반성은커녕 적대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양국 관계에 균열을 만든다. 현재진행형인 한일 갈등을 살피고 수출규제 이후 1년간의 기록을 되짚어봤다.

# “나와 올림푸스만 아는 이야기”, “my digital story” 광고 문구로 ‘전지현 디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해 온 일본 디지털카메라업체 ‘올림푸스’. 2000년 진출 후 4년 연속 국내 판매 1위에 오르며 브랜드 입지를 다져온 올림푸스가 돌연 사업포기를 선언했다. 6월30일 국내 카메라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것. 최근 판매 부진과 적자 확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상황에서 일본 불매운동 여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더해져 버틸 체력이 바닥났다는 분석이다.

# ‘990엔(약 9940원) 청바지’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지유(GU). 유니클로 자매브랜드이자 저가형 SPA브랜드로 2018년 9월 국내에 야심차게 진출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3개까지 매장을 늘려나갔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제품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고 성장 동력이 꺾였다. 결국 오는 8월 한국 내 매장 영업을 모두 종료하기로 했다. 출범 2년 만이다.

미니스톱 전경/사진=머니S DB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1년. 국내 진출한 일본산 브랜드가 하나 둘 무너졌다. 불매운동 여파와 함께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비 불황까지 겹치면서 매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 올해 5월에만 닛산, 올림푸스, 지유 등 4개 브랜드가 국내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짐을 싸진 않았지만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내고 경영난에 허덕이는 일본산 브랜드도 적지 않다.


미니스톱, 데상트… 경영난에 영업 적자까지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일본 브랜드의 실적 악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편의점인 ‘한국미니스톱’이다. 편의점은 소비 트렌드 변화와 함께 코로나19와 맞물려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는 유통 사업분야 중 하나지만 ‘일본산’ 꼬리표가 붙은 한국미니스톱에겐 유독 가혹했다.

일본미니스톱의 유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은 2019 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매출액이 전년대비 9.4% 감소한 1조1953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50.8% 급감했고 1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거둬들인 돈은 없지만 일본미니스톱에 지급하는 로열티(수수료)는 매년 증가 추세다. 적자를 기록한 2019년에도 영업이익의 배에 달하는 55억원의 수수료를 일본미니스톱이 가져갔다. 업계에서도 한국미니스톱의 전망을 어둡게 본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이 이어지는 데다 이렇다 할 차별화된 전략이 부재하면서 경쟁력을 점차 잃었다”며 “이마트24에도 4위 자리를 내줬고 점포 확장이나 수익성 측면에서도 존재감이 사라진 터라 언제 사라져도 이상할 게 없게 됐다”고 말했다.

유니클로와 지유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 역시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2019년 매출은 전년대비 31.3% 감소한 974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해 손실액이 19억원에 달했다. 유니클로가 국내에서 연매출 1조원 미만을 기록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의 대표 생활용품 브랜드로 꼽히는 무인양품도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매출이 9.8% 하락한 1243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해 7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전까지 큰 폭의 성장세를 자랑하던 일본 스포츠 전문 브랜드 데상트코리아도 굴욕을 맛봤다. 2019년 매출액은 6156억원으로 전년대비 15.3%, 영업이익은 90억원으로 86.7% 급감했다.

경영이 악화되면서 데상트코리아는 주니어 카테고리 ‘데상트영애슬릿’ 사업은 접기로 했다. 단독점 운영을 중단하고 숍인숍과 온라인 중심 전개로 전환하면서 오는 8월까지 47개 매장을 모두 없앨 계획이다.

업계에선 데상트코리아의 몰락을 눈여겨본다. 한국 내 매출이 데상트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의존도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 2002년 207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8년 7270억원까지 성장하는 등 데상트코리아는 국내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해왔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과 관계가 정상화되더라도 한번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데상트의 앞날을 장담하긴 어렵다”며 “일본 브랜드 대체재도 다양해지다 보니 굳이 일본산 제품을 사야 할 이유가 약해진 것도 데상트에겐 악재”라고 분석했다.



‘노재팬’ 업은 애국 브랜드… 실제 매출 효과는?


일본산 브랜드가 몰락하는 사이 ‘대체 브랜드’로 거론된 국내 브랜드의 성적은 어땠을까. 대표 주자는 국내 SPA브랜드다. 불매운동이 시작될 무렵 유니클로 기능성 내의를 대체할 제품을 찾는 고객이 많아진 탓에 BYC, 국내 SPA 브랜드 탑텐(신성통상), 스파오(이랜드월드) 등의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당시 BYC 보디드라이 매출은 채널별로 최대 159%까지 늘었고 탑텐 쿨웨어 제품의 2019년 7월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20% 뛰었다. 이랜드 쿨테크 제품 역시 같은 기간 매출액이 300%나 급증했다.

하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을 뿐 실제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구류 불매운동 대체재로 꼽혀온 모나미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20억3900만원, 18억3100만원이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73.5% 줄었다. 지난해 순손실은 16억81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상황은 더 좋지 않다. 매출은 약 335억원으로 전년동기(336억원)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7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었다.

탑텐 매장 전경/사진=장동규 기자
탑텐으로 잘 알려진 신성통상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패션사업부 매출이 47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4121억원 대비 16.2% 성장한 수치지만 대체브랜드 효과라고 볼 순 없다는 분석이다.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의 상승세는 이보다 더 좋았기 때문이다. 이 기간 신성통상의 전년동기대비 매출 성장률은 17.2%였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한·일관계에 따라 일시적으로 신성통상과 모나미가 애국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요동치긴 했지만 실제 긍정적인 매출 효과까진 이어지지 않았다”며 “일본 브랜드 매출이 줄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전체 소비가 침체했고 다른 대체 브랜드도 워낙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본 브랜드 매출이 줄었다고 해서 국내 브랜드가 고스란히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철수한 브랜드 역시 완전한 철수가 아닌 사업 축소 개념이 더 크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불매운동이 성공적이라고 볼 순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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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아 기자 sasa708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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