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철수 이후 주가·실적 '부진'(종합)
개성에 기계설비·제품 등 9천억원 규모 자산 남겨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부분은 4년 전 개성에서 철수한 이후 주가 하락과 실적 부진 등 시련을 겪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한 핵실험 등으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는 정부 발표와 북한의 추방 결정으로 2016년 2월 기계설비와 제품 등을 남겨두고 부랴부랴 철수했다.
22일 개성공단기업협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 기업 중 상장사인 12곳 중 11곳은 최근 주가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직전인 2015년 말보다 하락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제이에스티나(옛 로만손)는 19일 현재 주가가 2천440원으로 2015년 말보다 76.8% 하락했다.
전자제품 부품 등을 생산하는 재영솔루텍은 2015년 말 2천745원이던 주가가 이달 19일 782원으로 71.5% 내렸다.
쿠쿠홀딩스(옛 쿠쿠전자 투자사업부문)(-65.8%), 한국단자(-64.8%), 연우(-58.2%), 자화전자(-56.0%), 인지컨트롤스(-26.8%), 인디에프(-22.5%), 신원(-14.4%), 좋은사람들(-14.3%) 등도 주가가 내렸다.
2016년 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이달 19일 주가가 7천350원으로 상장 첫날 시초가와 비교하면 81.2% 하락한 상태다.
개성공단 입주 상장사 중 남광토건만 유일하게 주가가 상승했다.
이 회사 주가는 2015년 말 4천330원에서 이달 19일 현재 1만450원으로 141.3% 올랐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2016년 개성 철수 이후 실적 부진도 겪었다.
제이에스티나의 경우 지난해 2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 4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부진한 실적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961억원으로 2015년보다 38.2% 줄었다.
좋은사람들도 지난해 영업손실이 92억원이었는데 2015년 12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적자 전환이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2015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적자였다. 당기순손실도 100억원이 넘었다.
자화전자도 2015년에는 24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지난해에는 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인디에프는 지난해 1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2015년보다 그 규모는 줄었지만 적자가 지속됐다.
일부 기업은 흑자를 유지했지만 그 규모가 대폭 줄어든 곳도 적지 않았다,
인지컨트롤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6억원으로 2015년보다 69.2% 줄었고 한국단자는 335억원으로 59.5% 감소했다. 또 신원은 90억원으로 51.9% 줄었고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111억원으로 48.6% 감소했다. 쿠쿠홀딩스는 영업이익이 745억원으로 18.7% 줄었다.
쿠쿠홀딩스 측은 "개성공단에 들어갔을 때는 쿠쿠전자로 들어갔는데 2017년에는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로 분할상장했다"며 "주가 하락은 분할상장에 따른 것이고 실적도 두 곳을 합하면 오히려 증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반면 연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25억원으로 2015년보다 19.0% 늘었고 재영솔루텍은 80억원으로 100.0% 늘었다.
유일하게 주가가 오른 남광토건은 흑자 전환했다.
남광토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8억원으로 2015년 509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과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은 2천362억원으로 2015년보다는 21.9% 줄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주가와 실적이 부진한 것은 관련 산업환경 등의 영향이 크겠지만 개성공단 철수와도 전혀 무관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 상장사를 포함해 개성공단 입주기업 120여곳이 2016년 2월 개성에서 급하게 철수하면서 남겨두고 온 자산이 9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자 유감을 표하고 정부에 개성공단사업과 금강산관광사업 등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개성공단 입주기업 주가 추이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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