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함흥차사' 배민라이더스에 쏟아지는 맹비난

나건웅 2020. 6. 2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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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배달의민족 자체 배달대행서비스 '배민라이더스'다. 라이더를 잡지 못해 배달 장사에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 올 초 출범한 배민의 식료품 직배송 서비스 'B마트' 배달에 라이더가 몰리면서 라이더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때문이다.

배민라이더스가 비난받는 가장 큰 이유는 '도무지 배차가 안 된다'는 것이다. 소비자에게서 음식 주문이 들어와도 이를 가지러 오겠다는 라이더가 통 없다. 배민라이더스 배달은 배민 자체 배달기사인 '배민라이더'가 모두 담당한다. 라이더가 잡히지 않는다고 자영업자가 다른 배달대행업체 기사에게 주문을 넘길 수 없는 구조다.

자영업자로선 당장 매출에 타격을 입는다. 평균 5~10분이면 배차가 완료되는 여타 배달대행업체와 비교하면 배민은 '함흥차사' 수준이다. 서울에서 브런치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라이더를 잡기까지 1시간 넘게 걸리는 건 다반사다. 배민 고객센터에 먼저 전화를 걸어 주문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할 때도 많다. 들어온 주문을 하루 5건 넘게 취소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불만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배민라이더스의 비싼 수수료다. 배민라이더스는 일반 배민 수수료인 약 7.5%(오픈리스트, 부가세 포함 기준)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16.5%의 수수료를 챙긴다. 자영업자가 배달대행업체와 따로 계약할 필요 없이 배민이 모든 배달을 알아서 다 해준다는 명목으로 받는 돈이다.

배달 지연보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 분노가 애꿎은 자영업자에게 향한다는 사실이다. 라이더가 없어 배달이 늦어진다는 사실을 소비자는 전혀 알 수 없다. '배달이 왜 이렇게 늦냐'며 가게에 항의 전화와 욕설을 퍼붓는 것은 기본, '별점 테러'도 서슴지 않는다. 경기 일산 돈까스전문점 사장 B씨는 "현재 배민라이더스 시스템은 배민라이더가 콜을 수락하지 않으면 자영업자는 음식 조리를 시작할 수조차 없게 돼있다. 이런 상황을 소비자에게 일일이 말할 수도 없고... 두 손 놓고 그동안 쌓아온 평점이 쭉쭉 깎여나가는 걸 보고 있으면 피눈물만 난다"고 한숨 쉬었다.

이런 사정을 다 아는 배민은 그럼에도 '배 째라'는 입장이다. 배달의 기본인 배달원 관리를 제대로 해주지 못하면서도 조치를 취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요기요의 배민라이더스 격인 '요기요플러스'는 그래도 배민보다는 나은 책임감을 보여준다. 요기요는 라이더 배차에 성공을 한 뒤에야 주문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가게에 알린다. 주문이 들어오고 30분 내에 배차에 실패하면 자동으로 주문이 취소된다. 최소한 '라이더가 잡히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영업자가 피해를 볼 일은 없는 셈이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4호 (2020.06.24~06.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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