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선점에..정의연 수요시위 장소 28년 만에 옮겨

탁지영·조해람 기자 2020. 6. 2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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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제1444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28년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던 수요시위가 오는 24일 장소를 바꿔 열린다. 보수단체 자유연대가 이달 23일 자정부터 집회 신고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다른 단체가 수요시위 장소를 선점한 건 처음이다.

22일 종로경찰서, 정의기억연대 등에 따르면 정의연은 오는 24일 제1445차 수요시위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진행한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집회신고 선순위에서 밀린 이번주부터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과 연합뉴스 앞 두 곳에 집회 신고를 냈다”며 “코로나19 상황으로 기존과 같은 온라인 중계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으로, 무대는 설치하지 않는다”고 했다.

수요시위가 열리던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보수단체 자유연대가 맞불 집회를 연다. 자유연대는 이달 23일 자정부터 다음달 22일까지 매일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1순위로 집회를 신고했다. 단체 회원들은 집회 신고를 선점하기 위해 밤을 새며 대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범 자유연대 대표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퇴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케어·유가족에 대한 보상 등 대책이 나올 때까지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시위는 1992년 1월8일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 방한을 계기로 시작됐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회원 30여명이 방한 당일 낮 12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후 28년간 같은 장소에서 매주 수요시위가 열렸다. 2011년 12월14일 제1000차 수요시위를 맞아 집회 장소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종로구청은 지난 19일 경찰에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시설 보호 요청을 냈다. 구청 관계자는 통화에서 “경비 강화에 더해 소녀상 주변에 펜스를 설치해줄 것을 경찰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구청의 보호 요청은 지난달 25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때도 자유연대가 소녀상 주변에서 집회를 연다는 것을 알고 경찰에 시설 보호를 요청했다.

경찰은 소녀상을 중심으로 수요시위와 자유연대 집회를 양측으로 나눠 현장을 통제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소녀상 주변 2m를 완충지대로 만들고, 자유연대에 정의연 등과 마찰 방지를 위해 약 13m 떨어지도록 질서유지선을 설정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했다.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소녀상 주변에 설치될 펜스를 넘어 들어가거나 소녀상을 훼손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한 총장은 수요시위 장소와 관련해 “향후 문제에 대해 계속 논의해갈 것”이라고 했다.

탁지영·조해람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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