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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마저 "미친 사람"..언제까지 '받아쓰기'?

한수연 입력 2020. 06. 22. 20:25 수정 2020. 06. 2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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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작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 회담장입니다.

미국 측 5명 북한 측 4명, 앞 자리에 상대해줄 사람도 없이 미국 측 맨끝자리에 앉은 인물이 바로 볼턴 보좌관입니다.

사실, 그가 정상회담 테이블에 등장한 자체가 회담이 잘못될 수도 있겠다는 전조였습니다.

앞자리 상대가 없는 매우 이례적인, 외교적 무시를 당하면서까지 앉아있던 건 이 자리에서 뭔가를 해내겠다는 의지마저 읽혔고 회담은 끝내, 돌연 결렬 됐습니다.

그가 이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는 7개월 뒤 경질됐습니다.

대통령이 참모를 경질한 건 그의 정책이 맘에 들지 않거나 그를 신뢰하지 못해서 일 겁니다.

이제는, 트럼프한테 "미친 사람"이라는 소리까지 듣는 이 경질된 참모가 거액의 인세를 받고 내놓은 주장을 과연 어느 정도의 무게감으로 평가해야 할지 한수연 기자가 따져 봤습니다.

◀ 리포트 ▶

2002년 여름 존 볼턴 미국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의 방문으로 서울이 뒤집힙니다.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개발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이르렀다고 전한 겁니다.

[존 볼턴(2002년 8월, 서울)]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는 그저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엄연한 사실입니다."

결국 이 의혹으로 2차 북핵 위기가 찾아옵니다.

2003년 방한 땐 김정일 위원장을 폭군 독재자로 칭하고, 북한 주민의 삶을 지옥 같은 악몽으로 묘사했다가 북한이 인간쓰레기라며 거세게 반발해 볼턴은 결국 6자회담 미국 대표단에서 제외됐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슈퍼노트 의혹 등을 제기하며 북한의 돈줄을 막는 등 제재를 주도해왔습니다.

이런 행보들로 볼턴은 워싱턴의 대표적 대북 강경파, 이른바 슈퍼 매파로 불립니다.

북한은 절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

볼턴을 비롯한 매파들의 변하지 않는 시각입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굴복시켜서 항복을 받아내는 거죠. 북한 같은 쓰레기 국가하고 무슨 협상을 하냐 그냥 누르면 된다 이거죠."

2018년 4월 트럼프 행정부에 임명된 이후에도 역시 정권을 붕괴시키는 '리비아식 해법'을 거론했습니다.

[존 볼턴(2018년 4월)] "그것이 바로 비핵화입니다. 우리는 2003년, 2004년, 리비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던 트럼프가 결국 그건 아니라고 나서야 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2018년 5월)] "리비아 방식은 우리가 북한 문제를 생각할 때 고려하는 방식이 전혀 아닙니다. (정상회담이 잘 되면) 김정은은 매우 강력한 보호를 받게 될 것입니다."

오로지 제재만 외치던 볼턴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도 제외됩니다.

결국 지난해 9월 트럼프에게 트위터로 굴욕적인 경질을 당합니다.

[믹 멀베이니/전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볼턴은) 한국에서의 군사행동에 더 관심이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미국 보수 진영조차 볼턴식 초강경 해법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평가해왔습니다.

[김연호/美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지금 군사적 수단을 쓴다는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너무나 위험 부담이 크단 건 매파든 아니든 다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안 하고 있는 것조차 불길하게 봐야 한다는 게 볼턴의 소신입니다.

[존 볼턴(2019년 9월)] "핵실험을 끝냈다는 건 핵탄두와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겁니다. 고무적인 신호는 아닙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며칠 동안 이런 볼턴의 기억이 아무 검증이나 의심 없이 속보나 단독 기사로 쏟아졌습니다.

[박원곤/한동대 교수] "이 사람의 회고록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거든요. 하나하나에 비중을 갖고 얘기하면 지리한 공방에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과의 화해나 협력은 일평생 단 한 번도 바라지 않은 그의 회고록에 그만큼의 비중을 두는 것이 맞는가 되돌아 볼 대목입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편집: 정지영)

한수연 기자 (soo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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