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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루테인 10년 먹어야 중기 이상 노인성 황반변성에 24% 효과"

권대익 입력 2020.06.23. 05:00 수정 2020.06.23.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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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준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인터뷰

고형준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제약사 등에서 루테인 건강기능식품이 황반변성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광고하지만 생각보다 예방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고 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황반변성은 눈에서 카메라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黃斑)이 변성되는 병이다.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고 사물의 중심이 까맣게 보인다. 노화로 인한 노인성 황반변성이 가장 흔하다. 40세 이상 눈질환 유병률 가운데 노인성 황반변성이 13.4%인 것으로 조사됐다(질병관리본부ㆍ대한안과학회). 하지만 1년에 한 번 정도 안저(眼底)검사를 받는 사람은 20%가 채 되지 않을 정도다.

‘망막질환 치료 전문가’ 고형준(55)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를 만나 3대 실명 질환의 하나인 황반변성에 대해 물었다. 고 교수는 “노인성 황반변성 유병률은 40세 이상에서 6.6%, 70세 이상에서는 18%나 된다”며 “40세가 넘으면 1년에 1회 이상, 고령인은 더 자주 망막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황반변성이란 무엇인가.

“우리 눈에서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신경세포층을 망막이라고 한다. 망막의 중앙을 황반이라고 한다. 황반은 정밀한 시력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곳으로 글씨를 볼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황반이 변성되면 글자나 사람 얼굴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다가 점점 병이 진행돼 실명하게 된다. 이처럼 황반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 바로 황반변성이다.

황반변성이 생기는 원인은 노인성, 근시성, 특발성으로 나뉜다. 나이가 많아져 발병하는 노인성 황반변성이 압도적으로 많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의 하나다. 노인성 황반변성의 가장 큰 위험인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장수다. 즉, 오래 살면 살수록 황반변성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밖에 흡연도 원인으로 꼽힌다. 황반변성의 두 번째 원인으로는 병적 근시에 의한 황반변성이다. 병적 근시란 진행성 근시로 우리나라처럼 공부 경쟁이 치열한 아시아권 나라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노인성보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황반변성이 생기기도 한다. 세 번째로는 극히 드물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나타나는 특발성 황반변성이다. 건강검진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젊은층에게서 주로 발견되는데 예후가 비교적 양호하다.”

바둑판 모양의 암슬러 격자를 이용한 황반변성 증상 확인법. 황반변성 환자가 볼 때(오른쪽)는 정상인이 볼 때(왼쪽)와 달리 사물이 휘거나 찌그러져 보인다.

-황반변성 증상은 무엇인가.

"황반변성이 생기면 글자가 뭉개져 보이거나 직선이 휘어져 보이는 변시증이 나타난다. 변시증은 황반변성의 주증상이지만 이것만으로 황반변성이라고 확진할 수는 없기에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황반변성의 90%를 차지하는 건성 황반변성은 별다른 증상이 없거나 중심 시야가 약간 또렷하지 않은 정도로 약한 증상이 나타난다. 건성(dry) 황반변성이 진행되면 부엌이나 욕실 타일, 건물 등의 선이 굽어 보인다. 상태가 더 나빠지면 글자에 공백이 생기거나 중심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지 않게 된다. 이 밖에 시각장애, 빛이 달려오는 듯한 느낌, 매우 빠르게 시야의 중심 부분이 보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한쪽 눈에 이상이 생겨도 반대쪽 눈을 통해 정상처럼 보일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습성(wet) 황반변성은 망막 밑 맥락막에 신생 혈관이 생겨 망막 출혈과 부종을 유발한다. 건성 황반변성은 서서히 진행해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반면, 습성 황반변성은 시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하나.

“망막은 눈 속 깊은 곳에 있어서 외부 검사만으로는 이상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 망막질환은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특수 장비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산동 안저 검사가 가장 기본적이다. 산동(散瞳)이란 눈 속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약물로 동공을 확대하는 것이다. 산동 안저 검사 후 황반변성이 의심되면 형광안저혈관조영검사, 빛간섭단층촬영, 인도시아닌그린혈관조영술 등 정밀한 망막 검사를 진행한다. 검사는 정확한 진단과 함께 황반변성이 건성인지 습성인지 알기 위해서다. 습성은 신생 혈관이 생겨 망막 출혈과 부종이 나타나는 것을 말하는데, 이때 항체 주사를 맞지 않으면 실명에 이르게 된다. 항체 주사는 안구 내에 하고, 노인성 황반변성이라면 첫 해에 7~8번 정도 항체 주사를 한다. 근시성이나 특발성이라면 주사 횟수는 훨씬 줄어든다.”

-황반변성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예방법은 없고 조기에 발견해 빨리 치료받는 것이 실명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한쪽 눈에 발병한 환자의 42%가 5년 이내에 다른 쪽 눈에도 발병한다. 따라서 환자는 정기검진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하며, 주치의의 지시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반적으로 신체를 건강하게 잘 유지하는 것도 황반변성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노인성 건성 황반변성이 중기를 넘기면 시중에 넘쳐나고 있는 루테인 건강기능식품이 조금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건강기능식품을 10년 정도 복용해야 노인성 건성 황반변성이 습성으로 악화하는 것을 24%가량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Atch Ophthamol.' 2001년 10월)가 나와 생각보다 효과가  없는 편이다. 따라서 제약사나 식품회사 등에서  광고하는 것을 맹신해 일반인이 루테인 건강기능식품을 굳이 돈을 들여 가면서 사 먹을 필요는 없다. 특히 예방 효과가 노인성 황반변성에만 국한되기 때문에 젊은층에서 루테인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해 복용하는 것은 별효과가 없다. 망막 전문의에게 노인성 건성 황반변성의 중기 이후인지 확인한 뒤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한 자세다. 오히려 달걀이나 시금치, 브로콜리 등을 먹는 것이 황반 건강을 지키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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