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반대 학생 강제징집해 집단살해"..검찰 고소·고발

박승희 기자 2020. 6. 2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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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군사정부 때 학생운동에 참여했다가 강제징집돼 녹화·선도공작으로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들과 관련 의문사 사건의 유가족이 전두환 전 대통령과 당시 책임자들을 살인 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녹화·선도공작 의문사진상규명대책위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 전 대통령과 그의 공범인 당시 보안사 대공처장과 대공과장 최경조, 서의남을 살인과 위계 등에 의한 촉탁 살인, 직권남용(병역법 입영절차 및 형사소송법 위반) 등으로 고소·고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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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 의문사진상규명대책위 기자회견
당시 보안처장·과장도 살인·직권남용 등 공범 고소·고발
녹화·선도공작 의문사진상규명대책위. © 뉴스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전두환 군사정부 때 학생운동에 참여했다가 강제징집돼 녹화·선도공작으로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들과 관련 의문사 사건의 유가족이 전두환 전 대통령과 당시 책임자들을 살인 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녹화·선도공작 의문사진상규명대책위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 전 대통령과 그의 공범인 당시 보안사 대공처장과 대공과장 최경조, 서의남을 살인과 위계 등에 의한 촉탁 살인, 직권남용(병역법 입영절차 및 형사소송법 위반) 등으로 고소·고발한다"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전두환 군사정부 당시 보안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1982년 9월부터 1984년 11월까지 학생운동에 참여했던 대학생 최소 1121명을 강제징집하고 '붉은 사상을 푸르게 한다'는 명목으로 이른바 '녹화사업'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학내 간첩과 북한 찬양자를 조사하는 '프락치' 노릇이 강요됐고, 군내에서 9명이 의문사하는 일도 있었다.

대책위는 "1200여명의 대학생이 정권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강제징집을 당했는데도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고, 의문사의 진상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들이 왜 죽었는지, 누가 죽였는지, 왜 죽게 만들었는지 밝히기 위한 이번 1차 형사 고소·고발이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진상규명의 첫걸음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과거사위 소속 이영기 변호사는 "30년이 지난 이 사건은 일반 살인죄로는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할 수 있지만, 헌정질서 파괴 범죄의 공소시효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집단살해죄의 경우 공소시효를 배제하게 했다"며 "강제징집 당한 9명이 의문사 당한 일은 사실상 집단 살해로 규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자들을 강제징집하고 이들을 군내로 끌고 들어간 것에 대해서는 강요와 감금 혐의가 적용된다고 이 변호사는 부연했다. 다만 집단살인 외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지나 실제 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변호사는 "당시 자행된 불법행위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로 고소·고발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책위는 국방부에도 사망자 9명과 피해자들에 대한 자료 수집 내용과 조치 사항 등을 담은 보안사 존안자료를 전면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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