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진석 "부의장 안하겠다, 고향친구 윤석열 지키겠다"

현일훈 2020. 6. 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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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몫 국회 부의장이 유력한 정진석 의원이 23일 “더불어민주당의 폭거에 무릎을 꿇을 바에는 차라리 부의장을 안 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당이 대여(對與) 투쟁으로 똘똘 뭉쳐 있는데 내 개인의 영달을 쫓을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21대 국회가 지난 5일 개원하면서 국회의장에는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부의장에는 같은 당 김상희 의원이 뽑혔다. 통합당 몫 부의장은 정 의원이 내정됐지만 통합당의 표결 불참으로 선출이 미뤄졌다.

이런 가운데 정 의원이 민주당에 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내놓지 않으면 국회 부의장 자리를 고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 [중앙포토]

Q : 원 구성 협상과 의장단 선출이 관련이 있나.
A : 엄밀히 말하면 국회 부의장 자리는 원 구성 협상의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정치 대의를 위해 내 개인의 영달이나 안락함은 내려놓겠다.

Q : 고사 이유는.
A : 원 구성 협상에서 통합당의 입장이 하나도 관철되지 않았는데 나 혼자 국회의장단 자리에 앉아 있은들 무슨 소용이 있나. 반(反)민주, 반(反)의회 폭거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봐 달다. 또 대여 투쟁으로 하나된 대오를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함도 있다.

Q : 당에선 법사위원장 선출을 철회하고 야당 몫으로 넘기든지, 아니면 상임위원장을 모두 맡으라는 입장인데.
A : 명색이 내가 당의 최고참(2000년 4월 국회 입성)이다. 우리 당 3선 의원들도 상임위원장 자리를 안 맡겠다고 결의했는데 나 혼자 부의장 석에 앉아 있는다? 나는 정치를 그런 식으로 안 했다.

Q : 실마리를 풀어야 하는데.
A : 우리는 기본적으로 법사위원장 자리를 강탈당했다고 보고 있다. 공은 민주당에 넘어가 있는 것이다.

Q : 법사위원장 자리가 그렇게 중요한가.
A : 법사위는 야당이 유일하게 집권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다. 그걸 빼앗아갔다. 다른 상임위원장 자리를 맡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Q : 민주당이 왜 가져갔다고 보나.
A : 그건 문재인 정부가 끝난 이후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지금 제거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나중에 당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고향 친구 윤석열’을 지켜내겠다.(※윤 총장의 부친은 충남 공주 출신이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20191107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집권세력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이용해 윤 총장에 대한 구속 수사를 하려고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공수처법을 개정해야 하기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차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Q : 그렇다고 대치만 할 수도 없는데.
A : 민주당이 힘으로 다하고 싶으면 국회 상임위원장 18개 자리를 다 가져가면 된다. 한번 짓밟아봐라, 우리는 밟히겠다.

이날 정 의원은 김종필(JP) 전 자유민주연합 총재 서거 2주기를 맞아 충남 부여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했다. 정 의원은 “JP는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놓지 않았다”며 “민주당도 이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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