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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쿨미투, 왜 우리는 5개월째 싸우고 있는가

이병구 입력 2020. 06. 23. 18:27 수정 2020. 06. 2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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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3] 이병구(양심과인권-나무 사무처장&대전청소년인권네트워크 집행원장)

[오마이뉴스 이병구 기자]

교사에 의한 상습적인 성추행 등을 폭로한 대전 S여중고 스쿨미투가 일어난 지 반년이 넘었지만 해당 학교와 대전교육청은 여전히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전S여중고스쿨미투공대위가 근본적이고 실천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글을 연속으로 보내와 싣습니다. <편집자말>

스쿨미투와 자력화, 그리고 학교 민주주의 

대전 S여중·고에서 일어난 일은 사립학교 비리의 백화점이라 할 만하다.

행정실장 등이 미술중점학교선정을 위해 위장전입 유도, 기간제교사채용비리, 기간제교사 등에 대한 상납요구, 특정 사업체에 일감몰아주기, 편법으로 조성한 돈으로 이사장 접대하기, 이사장과 교장, 교감, 교사 들에 의한 성희롱과 추행 등이 사실로 밝혀졌거나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벌이고 있는 혐의들이다.  

놀라운 것은 핵심적인 성폭력 가해 교사들이 명예퇴직을 했다는 점이다. 성범죄가 한번이라도 발각되었을 때 그 자리에서 해결해야 마땅하다. 가해자는 처벌되고, 피해자는 보호받고 치유 받아야 한다. 또한 어떤 학교문화가 이런 범죄를 불러왔는지 철저하게 검증해서 문화 자체를 바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사립학교를 포함해 대부분의 학교 담벼락 안에서는 누구 하나 입을 제대로 열지 못한다는 점이다. 입을 닫는 것은 피해학생뿐만 아니라 사건을 알고 있는 담임을 포함한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문화가 성폭력 피해를 구조화·장기화 누적시킨다. 

학교 성원들이 자기 문제를 제 때에 스스로 자력화해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화 속에서 비리와 성범죄가 창궐한다. 스쿨미투는 오늘날 학교의 주인인 학생과 교사가 민주시민이 아니라 얼마나 무력한 개개인으로 전락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표다. 이런 문화 속에서 용기 있게 고발에 나선 스쿨미투 참여 학생들이 고마울 뿐이다. 이들이 절망하지 않게 해야 한다. 
 
 '대전S여중·고 스쿨미투 사건'으로 시작된 '스쿨미투 대응 대전공동대책위원회'의 대전교육청 앞 릴레이 1인 시위가 50일차를 맞았다.
ⓒ 양심과인권-나무
  
학생들의 스쿨미투에 지역사회가 응답해야 한다

고마운 학생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 대전지역스쿨미투공대위를 꾸려 활동한지 5개월이다. 그동안 3번의 기자회견, 30여 번의 성명서, 50일간의 1인 시위 등 끈질기게 대전교육청을 향해 사태 해결방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며 싸워왔다. 하지만 여전히 결과는 없다. 

사회단체 활동가로서 대전 스쿨미투와 관련 솔직히 면목이 없다. 2018년 9월에 서대전여고 스쿨미투 사건이 터졌을 때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또다시 학생피해가 누적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전교육청이 그려온 조직 표대로 일부 스쿨미투 공대위원이 들어간 민관협의체가 구성되었다. 그때 들고 나온 '학교 성희롱 성폭력 예방 종합계획'은 올해 3월에 나온 것과 그렇게 달라지지 않았다.

기존에 있는 조직 표에 이름표를 갈아 넣은 듯한 '학교성폭력 신고보고체계 구축', 이름조차 민망한 '성범죄처리지원단' 등은 대표적인 교육청 관료들의 문서놀음이다. '성평등전담기구'를 설치하라는 요구에 기존조직표에 이름만 갈아 넣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전담기구는 상시적인 전문인력배치, 역할과 지위가 부여될 뿐만아니라 예산도 책정된 기구여야 한다. 

예상대로 대전교육청은 2018년 스쿨미투사건 이후 학생들에게 신뢰받는 문제해결 창구를 제공해서 문제가 터지면 믿고 맡길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지 못했다. 

남은 것은 오랜 기간 성폭력피해에 시달리던 학생들이 집단적인 민원을 제기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스쿨미투'다. 하지만 스쿨미투는 학생들의 자기희생을 밑천삼아 일어난다. 생각해 보라. 1학년이 스쿨미투에 참여하면 졸업 때까지 이런저런 소리를 듣기 마련이다. 전학을 가도 꼬리표는 따라 다닌다. 올 3월에 방영된 MBC PD수첩서 스쿨미투를 다룬 내용을 보면 학생들에게 그저 미안한 생각만 든다. 

스쿨미투에 참여한 학생들 거의 전부가 스쿨미투 참여를 후회한다. 결과를 놓고 볼 때는 가해자들은 경징계를 받고 학교로 복귀하고, 자신들은 따가운 눈초리를 받으면서 학교에 다녀야 할 뿐만 아니라, 검경의 조사과정에서 참고인으로, 길게는 대법원까지 3년이 걸리는 재판에는 증인으로 불려 다녀야 한다. 피해를 당한 본인의 마음을 추스르기도 힘든데 고발 이후 산 넘어 산이라고 온통 피곤하고 힘든 일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언제까지 스쿨미투 방식에 의거 학내 성폭력을 사후약방문식으로 대응해야 하는가. 모든 책임은 대전지역 교육행정 최고책임자인 설동호 대전교육감에게 있다. 하지만 스쿨미투를 대하는 대전지역 시민사회의 대응에 대해서도 반성해 볼 지점이 있다.  2018면 스쿨미투 당시 대전교육청을 상대로 냈던 요구안에 중에 악순환을 끊어 버릴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것이 있다. 

'성폭력 현황 전수조사' 반드시 관철되어야 한다

학교 전수 조사가 그것이다. 알다시피 2018년 스쿨미투의 교훈은, 문제가 되었던 학교의 스쿨미투 처리 결과는 사립학교 담벼락을 넘어 다른 학교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 사립학교는 담벼락 안에 재단을 중심으로 평생 고여 있는 물이다. 최소한 학생들의 자기희생을 요구하는 스쿨미투 방식의 문제처리가 아니라 제대로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전수조사가 정례화되어야 한다. 

우리는 여학교부터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전수조사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묵묵부답 중이다.  

교육청은 이미 3월 중순 S여중고 감사보고를 하면서 기자들에게 전수조사와 관련해서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 교육부에서 전국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예방전수조사를 하는 문항 안에 성폭력도 들어있어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확인해 보니 거짓말이었다. 

대단히 이율배반적인 것은, 지역차원의 전수조사는 개인정보 문제 등이 있어 어렵다고 답했는데, 이미 교육부는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한 점이다. 교육부는 해도 되고, 지역교육청은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나. 대전처럼 수시로 스쿨미투가 일어나는 지역은 교육감이 재량으로 판단해서 하면 되는 것이다. 이 쉬운 걸 왜 하지 않겠다고 묵묵부답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앞서 밝혔듯이 대전지역스쿨미투공대위는 5개월째 끈질기게 싸우고 있다. 학생들의 스쿨미투에 대한 응답이다. 이제는 대전교육청이 응답할 차례다. 여기 공대위가 요구하는 7가지 사항에 대해 답을 내놓기를 바란다.

대전지역스쿨미투공동대책위원회의 요구안

1. 대전교육감 사과
거듭 발생하고 있는 스쿨미투는 2018년을 비롯한 전에 발생한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설동호 교육감에게 있다. 교육행정 최고 책임자로서 대전시민과 피해학생 학부모 앞에 공식 언론성명으로 사과의 뜻을 밝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 스쿨미투 피해학생 보호책 마련 
고발부터 가해자 재판 과정 종료, 그리고 졸업 시까지 단계별로 모니터링 및 필요한 조처를 마련할 것.

3. 전수조사 실시 
연례화 되고 있는 학생 피해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 필요하다. 교육감이 재량권을 가지고 여학교부터 시작해서 전체 학교에 대한 전수조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할 것. 

4. 성평등전담기구 설치 
기존 부서에 임부를 하나씩 더 부과하거나 주요 보직자들의 협의체 정도를 전담기구라고 할 수 없다. 상근 전문 배치 및 예산 편성 역할이 분명하게 주어진 전담기구 설치가 필요하다.

5. 성폭력예방을 포한 성교육 전반적인 혁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육의 내용 및 강사 질에 대한 상시적인 모니터링과 자료 축적을 위한 점점시스템을 마련할 것.
또한 교육감, 학교경영자 관리자에 대한 성인권교육 의무화 방안과 교원에 대한 교육이행 점검시스템을 마련 할 것.
  
6. 성폭력 가해자 처리절차 혁신 방안 마련
학교 내에서 내부 담합으로 명퇴 조처 등으로 덥고 가는 것이 관행화 되고 있음. 따라서 처벌이행 경과를 확인 공개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

7. 장기적으로 학교문화 개선을 위한 전향적인 조처를 실시 할 것 
대전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고, 학생인권센터를 설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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