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들어가려 토익 10번 봐.. 한국에 살기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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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며 공사 정규직 1400명보다 많은 1900여명의 보안검색 요원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한 뒤, 취업준비생을 비롯한 청년층 사이에선 거센 분노가 터져나오고 있다.
당초 공사는 보안검색 요원들을 공사 자회사의 정규직 직원으로 우선 채용한 뒤 법률을 정비해 직접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보안검색 요원들이 2017년 인천공항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규직 전환 약속을 내세우며 직접 고용을 촉구했고 이에 법률 검토를 거쳐 보안검색 요원들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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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공기업 취업준비생들이 모이는 카페 ‘공준모’에는 ‘인국공(인천공항공사)을 위해 토익 10번 봤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5달 새 700점에서 980점으로 오른 토익 성적 확인표를 올린 뒤 “인국공을 위해 토익 10번을 봤고, 토익스피킹 8번을 봤다”며 “매일 허벅지를 찔러가면서 14시간씩 전공 공부를 했고 괴로워서 울었다”고 했다. 그는 “그래도 꼭 합격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참았다”며 “그런데 열심히 노력했던 내가 ‘호구’가 됐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이게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에 살기 싫어졌다”며 “처음으로 아빠 앞에서 울었다, 마음이 산산조각났다”고도 털어놨다.
이 글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도 삽시간에 퍼지며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글에 달린 댓글들에서는 “촛불시위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공산 국가냐”, “나까지 자괴감이 든다” 같은 반응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청년들이 주로 모이는 다른 취업준비생 카페나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인천공항공사의 이번 직고용 문제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알바(아르바이트생)로 들어와서 정규직이 됐다”거나 “이럴 거면 왜 공부를 해야 하느냐”는 등의 의견이 다수다.
인천공항공사는 공공기관 중에서도 취업준비생이 가장 들어가고 싶어하는 곳으로 꼽힌다. 이날 오전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절반 가량이 동의했다. 이 청원 작성자는 “그동안 한국도로공사·철도공사·서울교통공사 등 많은 공기업들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이뤄졌다”며 “알바처럼 기간제로 뽑던 직무도 정규직이 되고, 그 안에서 시위해서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 및 복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1일 보안검색 요원 1900여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공사는 보안검색 요원들을 공사 자회사의 정규직 직원으로 우선 채용한 뒤 법률을 정비해 직접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보안검색 요원들이 2017년 인천공항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규직 전환 약속을 내세우며 직접 고용을 촉구했고 이에 법률 검토를 거쳐 보안검색 요원들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발표 뒤 기존 공사 직원들과 당사자인 보안검색 요원들,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다른 비정규직들, 다른 공사의 보안검색 요원들, 취업준비생들이 모두 각자의 처지에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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