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상임위 다 주겠다"..통합당은 어떻게 단단해졌나
21대 국회 원 구성을 두고 여야가 갈등을 빚는 가운데 주호영 원내대표가 칩거를 깨고 곧 국회로 복귀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자당 몫으로 표결을 강행, 선출하고 미래통합당도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보라"고 강수를 두면서 협상의 접점을 찾기 어려워진 상태다.
통합당이 배수진을 친 배경에는 약 180석 거대 의석을 가진 범여권에 4년 내내 끌려다닐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여당 역시 3차 추가경정예산안 등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까닭에 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고려했다.
주 원내대표가 국회에 복귀하는대로 민주당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도 있지만 합의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통합당은 원 구성 협상의 '뇌관'인 법사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잠행을 이어가며 국회 밖에서 '18개 상임위원장 다 줘버린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김 비대위원장 또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야 원 구성 협상과 관련, "협상은 더 이상할 게 없으니까 민주당이 다 가져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또 다시 표결을 강행할 경우 국회 운영에 부담이지만 법사위 등 이미 6개 상임위원회에서 자당 몫 위원장을 선출했기 때문에 다시 물리기도 어렵다. 민주당은 통합당과 물밑 접촉을 시도 하는 한편 협상 데드라인을 이날까지 정하고 더 이상 원 구성을 지체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고 국회 정상화에 협조해 줄 것을 마지막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의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이 21대 국회 4년 내내 야당이란 존재가 아예 없는 것처럼 저렇게 '무시 전략'으로 나온다면 우리가 더 이상 무엇을 할 수가 없다"며 "이번 원 구성 협상의 문제가 아니다. 21대 국회 4년의 문제다. 내내 끌려다닐 순 없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합의가 아닌 '강탈'의 형식이 돼야 한다. 우리가 상임위원장 몫을 다 내주더라도 우리는 절대 합의한 적이 없는 민주당이 빼앗아 간 결과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합의가 없는 국회'를 만든 것에 대한 모든 부작용에 대해 오롯이 책임을 지게 되는 결과"라고 말했다.
여야 원내대표 협상에서 상임위원장 몫을 11대7로 나눈 '가합의'가 있었지만 통합당 의원총회에서 거부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때 법사위를 내주는 대신 국토교통위, 예산결산위 등 알짜 상임위를 가져와야 한다는 실리론도 당내에서 나왔으나 결국 강공을 유지하는 것으로 공감대를 모았다.
통합당의 한 3선 의원은 "김태년 원내대표가 말이 통하는 사람이라고 봤는데 이번에 너무 단순, 간결하게 정부여당의 입장을 대변했다. 타협의 여지가 없었다"며 "너무 완강하게 법사위를 자기들이 가져간다고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가 협상력을 인정받아 원내대표가 된 사람인데 여당이 전혀 여지를 안주자 충격을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힘으로 밀어붙이는 여당을 상대로 별다른 방법이 없자 상임위원장 몫을 여야가 11대7로 나눠가지는 가합의안을 들고 당내 의견을 묻기도 했다. 그러나 잠행을 시작한 이후부터는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히고 있다. 계속되는 협상결렬에서 유연함보다는 단단함으로 승부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은 셈이다.
배수진 전략을 지렛대 삼아 여권의 양보를 끌어내겠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통합당 관계자는 "통합당이 협상은 없다고 선언하고 대응을 안하자 민주당 쪽에서도 강행할 경우의 부담감 때문에 협상 촉구 목소리만 높일 뿐 더는 진행을 못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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