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나이스 부회장 아들 황제복무 의혹에 "대부분 사실 아냐"

박대로 2020. 6. 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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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1인실 특혜와 샤워실 보수 등 의혹 부인
외출 후 부대 복귀 전 자가 방문 등 일부 적발
공군 " 별도 관리 병사 투명하게 지원하겠다"
[서울=뉴시스] 금천구 공군 국민청원. 2020.06.12. (사진=청와대 누리집 제공)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공군이 최영 전 나이스그룹 부회장 아들의 황제 복무 의혹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 의혹이 대부분 사실이 아니었다고 24일 밝혔다.

공군본부가 지난 12일부터 24일까지 실시한 감찰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 상병이 1인실을 쓰는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었다.

1인실 사용은 최 상병과 동료 병사들 간 생활관 냉방온도 설정을 두고 발생한 갈등에서 비롯됐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생활관 으뜸병사가 지난 1일 생활관 단독 사용을 건의했지만 승인권자인 기지대장(소령)은 우발상황 발생 시 대처 불가 등 관리상의 이유로 1인실 사용을 승인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 2일 최 상병이 두통과 고열(37.8도)로 인한 외진을 다녀온 후 '냉방병과 우울감에 대해 2주간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 이에 부대는 3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생활관 단독 사용을 승인했다. 공군은 "생활관 단독 사용이 특별대우라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 상병을 위해 샤워실을 보수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었다.

감찰조사 결과 전임 3여단장이 지난해 재임(2018년 12월~2019년 12월) 중 주간참모회의 등을 통해 수차례 보수를 지시했다. 지난해 11월에 3여단 군수처에서 공군본부로 긴요예산을 신청해 배정받아 같은 해 12월에 개선공사를 완료했다.

공군은 "전임 여단장은 해당 병사의 부모를 만난 적도, 통화를 한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따라서 생활관 샤워실 보수가 해당 병사 부모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 상병이 특정 부대, 특정 부서로 배속 받았다는 의혹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공군은 "해당 병사는 병 803기 재정특기다. 2019년 9월 병 803기의 배속부대 결정 당시 재정특기 병사의 충원율은 109%(123/112)였다"며 "때문에 재정특기 병사 5명의 오버TO 배속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군본부 병사 배속 담당부서는 각 부대별 수용 의사와 능력을 확인해 배속 대상 부대들을 2019년 9월4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영 나이스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최 상병이 부사관을 시켜 세탁물을 반출하고 음용수를 반입했다는 의혹은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다만 이 역시 대가성이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최 상병은 지난해 9월 부대 전입 이후 매주 주말 면회시간을 통해 부모에게 세탁물을 전달해왔다. 올해 2월 말부터 코로나19로 면회가 금지되자 최 상병은 '피부질환(모낭염, 피부염) 때문에 생활관 공용세탁기 사용이 어려우니 부모님을 통해 자가에서 세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소속부서 간부에게 요청했다. 이에 해당 간부는 병사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고자 3월부터 5월까지 13회에 걸쳐 세탁물을 전달해 준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공군은 "완료된 세탁물을 부모로부터 넘겨받아 다시 해당 병사에게 돌려주는 과정에서 세탁물 가방에 별도의 음용수가 함께 전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현재 군사경찰이 대가성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영 의혹도 사실이 아니었지만 외출 후 부대에 복귀하기 전 자가를 방문하는 등 일부 문제점이 드러났다.

최 상병은 9회에 걸쳐 외래진료 목적 외출을 했으며 이 가운데 7회가 민간 진료였다. 모든 외출과 진료는 부서장 승인 하에 실시됐다. 다만 최 상병이 일부 외출 시 진료 후 바로 복귀하지 않고 자가를 방문하는 등 사례가 식별됐다. 군사경찰이 이 내용을 수사하고 있다.

공군은 이번 사건에 대해 "감찰조사를 통해 해당 부대의 병사에 대한 지휘감독 부실, 규정과 절차에 의한 업무수행 미숙 등이 식별됐다"며 "공군은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국민 눈높이에 부합할 수 있도록 재발 방지대책을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공군은 또 "건강문제, 병영 부적응 등 별도 관리가 불가피한 병사들은 병영생활 도움관리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게 지원하고 외출 등 병사 출타는 엄정하고 형평성 있게 시행되도록 사전·사후 확인을 강화하겠다"고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재력가 아들이 입대 후 특혜 복무를 했다는 제보가 게재되면서 비롯됐다.

20년간 복무 중인 부사관이라고 밝힌 제보자는 게시글에서 "처음에 부대에 '병사 빨래랑 물 배달을 재정처 아무개 부사관이 하더라'라는 소문을 들었을 때 저는 믿지 않았다. 그런데 이를 수차례 목격했다는 부사관 후배와 병사들의 말을 듣고는 생각이 바뀌었다"며 "증언의 요지는 '해당 병사가 매주 토요일 아침에 빨래를 부대 밖으로 반출해서 가족 비서에게 세탁을 해오게 하고 빨래와 음용수를 받아오는 과정에 부사관을 사역시키더라'는 것"이라고 폭로했다.

제보자는 또 "병사와 관련된 부사관 선후배의 말에 따르면 해당 병사는 생활관원들과의 불화를 이유로 1인실 황제 생활관을 쓰고 있다고 한다"며 "해당 병사는 에어컨 온도가 너무 낮아서 냉방병에 걸렸기 때문이라는데 해당 병사는 팬티 바람으로 생활관에서 지낸다고 한다. 제가 군생활을 20년 동안 하면서 생활관을 혼자 쓰는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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