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여정 주도 대남 강경조치에 제동..역할 분담 주목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남북관계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과정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역할 분담이 확연히 드러나 눈길을 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먼저 거친 대남 비난을 쏟아내면서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이끌어가는 악역을 도맡았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나중에 나서 파국을 막는 조치로 착한 조정자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남북관계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과정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역할 분담이 확연히 드러나 눈길을 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먼저 거친 대남 비난을 쏟아내면서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이끌어가는 악역을 도맡았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나중에 나서 파국을 막는 조치로 착한 조정자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이다.
2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전날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5차 회의 예비회의를 주재하고 그동안 북한이 탈북민단체의 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측에 선언했던 군사행동 계획을 전격 보류했다.
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에서 대남 강경 군사행동 조치가 취해진다면 그것은 고스란히 김정은 위원장의 최종 결정에 따른 것으로 결정의 책임지게 되는데 '보류 결정'으로 이를 엎어버린 것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지휘 아래 당 통일전선부와 군 총참모부 등 관련 부서들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잇단 군사행동을 예고하면서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한껏 높이던 국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해결사'로 깜짝 등장한 셈이다.
사실 김 위원장은 여동생인 김여정을 악역으로 내세워 자신을 비난한 대북전단 살포의 중대성을 충분히 알렸고, 이를 기회로 지난 2년간 남측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쌓여온 불만이 얼마나 큰지를 전부 쏟아냈다고 할 수 있다.
나름 성과를 이뤘다는 판단아래 김정은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 긴장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결국 이는 남북관계의 총체적 파국 속에서 최고지도자의 해결사 역할을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려는 전략적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은과 김여정의 이런 역할 분담은 올해 들어 드러나기 시작했다.
김 제1부부장이 지난 3월 3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유감 표명에 첫 담화를 냈으나, 이튿날인 3월 4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이어 5일에는 문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 친서를 보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남북관계의 파국을 지휘한 김여정의 악역이 김여정의 권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계기가 됐다는 사실이다.
지난 4일 김여정의 대남 강경조치 담화가 나온 후 당 통일전선부와 군 총참모부 등 관련 부서 기관들이 나서 김여정의 담화 이행 지시를 언급하고 심지어 노동신문 등에 북한 간부의 주민들의 김여정 담화 실행 결의가 실리는 등 북한 사회에 김여정의 지위는 확실히 각인됐다.
김여정의 대남 행보는 김정은 위원장의 재가를 받아 이뤄진다는 점에서 그가 명실공히 실제 권력의 2인자이자 김정은 위원장의 국정운영 동반자 수준에 와있음을 보여준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자 담화에서 관련 부서들에 대남 강경조치를 지시하면서 "(김정은)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하여"라고 밝혀 자신의 지위를 우회적으로 공개했다.
김여정이 현재 가진 공식 직책은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며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공식 서열은 2인자와 거리가 적지 않다.
하지만 그가 최고지도자의 여동생인데다 모든 간부 인사와 당생활 및 업무를 통제하는 당내 권력 서열 1위 조직지도부의 제1부부장이라는 점에서 그의 정치적 위상과 권한이 2인자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김여정의 악역은 가부장적인 북한 사회와 남성 우위 중심의 권력 구도에서 '강한 여성'상을 부각해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차기 지도자로 부각하려는 속내도 엿보인다.
chsy@yna.co.kr
- ☞ 22명 사상 방화살인범 안인득 항소심서 무기징역
- ☞ '고의성 논란' 경주 스쿨존 사고 운전자 불구속 이유는
- ☞ "특혜의혹 병사, 코로나로 면회 막히자 빨래 전달 부탁"
- ☞ 'DJ 아들들의 유산 분쟁' 이희호 여사 유언장 내용 보니
- ☞ 우리 엄마 때리지 마세요…불안에 떠는 공무원 가족
- ☞ "유전병 고통 끊어주려고..." 6세 딸 죽인 엄마의 변명
- ☞ 60대 경비원 20분간 벌벌 떨게 만든 '공포의 갑질'
- ☞ 반쪽수박 랩 씌워 보관했더니…세균 3천배 우글우글
- ☞ 한 살배기에 대놓고 '콜록'…거리두기 요청에도 발끈
- ☞ "가능하면 다 보고 싶어요" 한밤중에 '치맥 번개' 갑질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남아공 프로복싱 전 세계 챔피언 토벨라 고독사 | 연합뉴스
- "내 딸인데"…10대 트로트 가수 스토킹 60대 집행유예 선고 | 연합뉴스
- 대낮 서울 아파트단지서 80대 흉기 습격한 중학생 검거(종합) | 연합뉴스
- '코로나19 게놈서열 첫 공개' 中과학자, 연구실 폐쇄에 철야농성 | 연합뉴스
- 검찰 '직원 통해 수면제 불법처방' 권진영 후크엔터 대표 기소 | 연합뉴스
- '뉴진스님' 윤성호 "대만서 아이돌 대접…출가는 부모님께 여쭤봐야" | 연합뉴스
- 지인들 속여 신용카드로 109억 결제…'카드깡'으로 호화생활 | 연합뉴스
- '강남 마약음료' 제조책 2심서 징역 18년…"반인륜적 범죄" | 연합뉴스
- 암투병 영국 왕세자빈, 결혼 13주년 맞아 미공개 웨딩사진 공개 | 연합뉴스
- '벤허' 상영했던 추억의 대한극장 66년 만에 역사 속으로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