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제자 성폭행' 경희대 교수에 피해 본 학생들 더 있다

신하영 2020. 6. 2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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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제자에게 술을 마시게 한 뒤 호텔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경희대 A교수에게 피해를 당한 학생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원생들이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약 14%가 해당 교수에게 성희롱·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24일 경희대 바로 세우기 운동본부(운동본부)에 따르면 해당 설문조사는 지난 8일 온라인으로 진행했으며, 설문 시작 2시간 만에 A교수가 소속된 호텔관광대학 대학원생 33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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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교수 소속 대학원생들 자체 설문조사 진행
13.8%가 "A교수로부터 성희롱·성추행 피해"
"A교수 성범죄 행위 목격했다" 응답도 53%
"설문 착수하니 학장·학과장이 전화로 압박"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대학원생 제자에게 술을 마시게 한 뒤 호텔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경희대 A교수에게 피해를 당한 학생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원생들이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약 14%가 해당 교수에게 성희롱·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24일 경희대 바로 세우기 운동본부(운동본부)에 따르면 해당 설문조사는 지난 8일 온라인으로 진행했으며, 설문 시작 2시간 만에 A교수가 소속된 호텔관광대학 대학원생 33명이 참여했다. 운동본부는 지난 2일 본지 보도(“교수가 술취한 제자 끌고가 성폭행”…경희대 대학원 파문)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호텔관광대학 대학원생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13.8%가 A교수에게 성희롱·성추행 등의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한 대학원생 10명 중 1명 이상이 직접적 피해를 입은 것.

특히 A교수의 성희롱·성추행 행위를 목격했다는 응답은 무려 53.3%나 됐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전체 응답자의 13.8%가 피해를 입었다는 것은 10명 중 1명 이상이 직접적 피해를 당했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이러한 피해를 입고도 신고하지 못할 만큼 대학원 내 분위기가 고압적이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설문조사 시작 직후 학장·학과장이 전화를 걸어와 조사를 하지 못하도록 압박해 2시간 만에 설문을 종료했음에도 30명 넘는 대학원생이 설문에 참여했다”며 “조사 기간을 늘리면 피해 응답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A교수로부터 직접적으로 성폭력 피해를 입거나 이를 목격했다는 학생들은 피해 장소로 술집이나 식당을 지목했다. ‘A교수의 성희롱·성추행 등이 일어난 장소’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술집이 95.8%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일반모임 37.5% △식당 29.2% △학술모임 16.7% △연구실 모임 12.5% 순이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학술모임에서도 A교수의 성범죄가 일어났다는 것”이라며 “A교수의 범행이 상습적이면서도 광범위하게 벌어졌다”고 했다. A교수로부터 폭언·폭행·욕설을 들었다는 응답도 7.1%를 차지했다. 본인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지만 이를 목격했다는 응답은 25%였다.

경희대 A교수 성폭행사건은 지난해 11월10일 벌어졌다. 당시 대학원생 B씨는 A교수와의 술자리에서 정신을 잃은 뒤 호텔로 옮겨졌고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새벽 호텔을 빠져나온 B씨는 경찰에 이를 신고했으며 경찰은 지난 3월 기소의견으로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는 지난 2일 본지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으며 현재 A교수는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준 강간)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학교 측은 아직 A교수에 대한 징계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운동본부는 지난 22일 교내 성폭력상담실에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전달했다. 이번 조사에선 응답자의 96.6%가 해당 교수의 퇴출을 원한다고 응답했다.

앞서 학교 측은 A교수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최근까지도 A교수를 대학원 수업에서 배제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운동본부는 “A교수 사건을 인지하고도 수업 배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학장·학과장은 공식 사과해야 한다”며 “학교 측은 A교수 소속 단과대학·학과에 대한 피해 전수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성폭력 피해 발생 시 학교 측에 도움을 요청할 시스템을 만들고 학생에 대한 교수들의 술자리 강요, 잘못된 회식 문화를 학교 차원에서 엄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희대 대학원생 모임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A교수의 성폭력이 일어난 장소는 술집이 가장 많았다.(자료: 경희대 바로 세우기 운동본부)

신하영 (shy11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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