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에도 지뢰?..아직 2백만 개 못 찾았다

이재민 2020. 6. 2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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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한국 전쟁은 끝나지 않고 휴전 중이라는, 이 증오와 불신의 상징이 바로 남북이 서로 매설한 지뢰입니다.

그런데 접경 지역 뿐 아니라 서울, 부산, 충남, 전남 전국에서 지금도 지뢰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두려운 건 어디에 얼마나 매설돼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겁니다.

이재민 기잡니다.

◀ 리포트 ▶

경기 성남시와 광주시에 걸쳐 있는 검단산입니다.

산성으로 가는 등산로 바로 옆에 지뢰가 묻혀 있다는 표시가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배제선/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울타리 하나도 없잖아요, 위험 지뢰 지대가. 위험한 지대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경계가 없는 거예요."

한국전쟁 이후 군 시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검단산 곳곳에 설치한 지뢰는 1000개.

아직 128개를 제거하지 못했는데 정확한 위치는 군도 모르고 있습니다.

등산로 바로 옆에 있는 지뢰 지대입니다. 표지판은 떨어져 있고, 철조망은 일부 부서져 있습니다.

대인 지뢰는 무게가 겨우 100그램을 넘을 정도로 가볍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면 경사로를 따라 흘러내려서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반도 전체에 깔려있는 지뢰 수는 150만개에서 200만개로 추정됩니다.

경기 파주나 연천같은 접경 지역뿐만 아니라 부산과 대구, 충남 태안과 전남 나주 같은 후방에도 미군이나 국군이 깔아 놓은 지뢰가 촘촘히 박혀 있습니다.

지금 상태로라면 지뢰를 모두 제거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약 470년, 위치를 알 수 없는 지뢰는 예외입니다.

[이지수/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 "미군이 매설한 게 있거든요, 6·25 전쟁 때. 지뢰 수량을 제대로 알 수 없고 위치도 알 수 없어서 정확한 개수를 파악하기는 힘듭니다."

군 부대는 철수했지만 정작 지뢰는 그대로 남아 매년 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파주에 사는 권금자 할머니는 개울에서 빨랫돌을 찾다가 양 손을 잃었습니다.

누가 설치한 지뢰인지도 모릅니다.

[권금자/지뢰 피해자] "물 속에다 손 넣고 돌 찾는다고 더듬더듬 하다가…터졌어요."

경기도 지뢰 피해자 가운데 절반은 어린이나 청소년 시기에 숨지거나 다쳤고, 평생을 공포와 트라우마 속에 살고 있습니다.

[김영식/지뢰 피해자] "잠도 못 자요. 귀에서 지금 쌩쌩 소리가 들려 가지고. 밤에 자도 1~2시간 자면 끝이야 하루에."

전쟁 이후 민간인 지뢰 피해자는 모두 608명, 신고하지 않은 사례를 합치면 1천명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조재국/평화나눔회 이사장] "국제적인 민간 단체들, 전 세계 어느 곳이든지 이 사람들이 가서 지뢰를 제거하고 있죠. 그것을 이제 우리가 도입을 해야 되고 우리나라의 민간 단체가 그런 단체들하고 협조를 해야…"

이스라엘은 화약에 반응하는 형광 박테리아로 지뢰를 찾고, 미국에서는 드론을 이용한 지뢰 탐지 기술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5G 기술을 이용한 무인 굴삭기나 나무나 플라스틱 지뢰를 찾아내는 탐지기도 나왔습니다.

사람을 죽이는데 사용하는 지뢰지만 제거하는데 쓰는 돈은 전체 국방 예산의 0.004%입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 영상편집: 문명배)

이재민 기자 (epic@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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