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에 자리 내준 수요집회..보수단체와 동시 집회

김다연 입력 2020. 6. 2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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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집회, 28년 만에 10여 m 떨어진 장소로 변경
"피해 할머니 온기 스민 자리 뺏겨 안타까워"
보수단체, "합법적 집회 방해한다" 고성 오가기도

[앵커]

28년 동안 옛 일본대사관 자리, 현재는 소녀상이 있는 곳에서 수요집회를 이어오던 정의기억연대가 처음으로 장소를 옮겼습니다.

보수단체가 장소를 선점했기 때문입니다.

두 단체의 집회가 10여 m 거리를 두고 동시에 진행됐는데, 별다른 충돌은 없었습니다.

김다연 기자입니다.

[기자]

수요일 오전, 평화의 소녀상 옆쪽으로 보수단체 회원 백여 명이 모였습니다.

자유연대가 다음 달 중순까지 매일 윤미향 의원 사퇴 촉구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한 뒤 연 첫 집회입니다.

[이희범 / 자유연대 대표 : 윤미향이 감옥 가는 날까지 이용수 할머니 건강하셔야 하는 것입니다.]

소녀상을 둘러싸고 열리던 수요집회는 13m 떨어진 곳으로 옮겨졌습니다.

정의기억연대가 집회 장소를 옮긴 건 28년 만에 처음입니다.

참가자들 300여 명은 피해 할머니의 온기가 스민 자리를 뺏기고 다른 곳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외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도,

자리싸움 자체는 무의미한 만큼 장소가 어디든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을 때까지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강경남 / 오산평화의소녀상 사무국장 : 30년 동안 지켜온 자리를 빼앗긴 채 다른 자리에서 평화의 함성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이동준 / 수요집회 참가자 : 서로 자리싸움을 하고 부딪히는 것보다 어쨌든 저희가 할 말을 하고 30년 가까이 해오던 말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찰은 완충지대를 만들어 두 집회를 분리하고, 충돌에 대비해 현장에 경력 5개 중대를 배치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소녀상 자리를 차지한 건 한 대학생 단체였습니다.

보수단체로부터 소녀상을 지키겠다며 밤샘농성을 벌인 대학생 10여 명이 비를 맞으면서도 종일 소녀상 주변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보수단체가 합법적인 집회를 방해한다며 거세게 항의해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자유연대 집회 참가자 : 시비 건 거예요? 시비 걸잖아요, 지금.]

평화의 소녀상이 훼손되지 않도록 질서유지선을 마련한 경찰은 대학생 단체가 해산하지 않고 계속해서 농성을 벌이면 입건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충돌이 우려됐던 집회는 별다른 마찰 없이 마무리되긴 했지만, 당분간 수요일마다 상반된 단체들이 동시에 집회를 열 예정이라 갈등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다연[kimdy081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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