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악령 퇴치" 군인 때려 숨지게.. 목사 부부 4명 재판에 넘겨져

박상준 기자 2020. 6. 25.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몸속에 있는 악령과 귀신을 내쫓는 방법이라며 휴가 나온 병사의 등과 배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목사 부부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23일 오후 수원지법의 한 형사법정에서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A 목사 부부와 B 목사 부부 4명에 대한 공판이 열렸다.

A 목사는 C 씨가 금식으로 탈수 증세를 보이자 "내일이 휴가 복귀 날이니 오늘 반드시 귀신을 빼내야 한다. 이제 까마귀가 (몸속에서) 나오려 한다"며 복부를 때리고 목을 조른 것으로 조사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DB
몸속에 있는 악령과 귀신을 내쫓는 방법이라며 휴가 나온 병사의 등과 배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목사 부부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23일 오후 수원지법의 한 형사법정에서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A 목사 부부와 B 목사 부부 4명에 대한 공판이 열렸다. 이들은 올 2월 휴가를 나온 20대 병사 C 씨의 몸에서 악령과 귀신을 내쫓겠다며 병사의 배와 등을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의 폭행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무부가 미래통합당 황보승희 의원실에 제출한 공소장 내용에 따르면 A 목사는 C 씨가 목이 졸리는 고통을 참지 못해 달아나려고 하자 B 목사에게 붙잡으라고 한 뒤 계속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소장 범죄사실엔 A 목사의 부인이 “몸속에서 까마귀를 내쫓아야 한다”며 C 씨의 머리와 가슴 등을 폭행한 사실도 포함됐다.

휴가를 나온 C 씨는 군 생활에 따른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며 정신적 치유를 위해 수도권에 있는 A 목사의 교회를 찾았다고 한다. C 씨는 교회에 머무는 동안 금식을 했다. A 목사는 C 씨가 금식으로 탈수 증세를 보이자 “내일이 휴가 복귀 날이니 오늘 반드시 귀신을 빼내야 한다. 이제 까마귀가 (몸속에서) 나오려 한다”며 복부를 때리고 목을 조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의 다른 교회 B 목사 부부는 우울증을 앓는 딸의 치료를 위해 A 목사의 교회를 찾았다가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 B 목사의 변호인은 23일 재판에서 “A 목사의 강요에 의해 퇴마 의식에 가담하게 됐다”고 했다. B 목사는 “A 목사 부부가 C 씨를 도와주려다 벌어진 일”이라며 “처음부터 나쁜 의도를 갖고 해치려고 한 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