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처럼, 지코처럼..올여름엔 말간 '틴트 선글라스'에 '안경줄' 껴야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된 사진 한 장.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침대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안경브랜드 '젠틀몬스터'와 제니가 협업해 만든 안경 컬렉션(제니 홈)을 홍보하기 위한 사진으로, 올해의 선글라스 트렌드를 그대로 보여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틴트 선글라스’다. 틴트 선글라스란 눈이 보일 정도로 렌즈 색이 맑은 선글라스를 말한다. 말간 입술 색을 표현할 때 쓰는 화장품 ‘틴트’에서 이름을 따왔다. 몇 년 전 유행했던 틴트 선글라스가 다시 돌아온 데는 이유가 있다. 마스크와 함께 짙은 검정 선글라스를 쓰면 범죄자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마스크로 얼굴을 이미 절반쯤 가린 상태이니 선글라스는 눈동자가 보이는 맑은 렌즈를 선택해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덜어보자는 심리다.
렌즈 색도 옅은 갈색·분홍·노랑·초록 등 다양해서 자신의 얼굴색과 취향에 맞춰 고르면 된다. 복고 스타일을 살리고 싶다면 노랑 또는 분홍 렌즈가 제격이다.
렌즈 색깔 별로 약간의 기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 붉은색 계열의 렌즈는 사물을 또렷하게 보이게 한다. 녹색·갈색 렌즈는 눈을 편안하게 만들어 피로감을 덜어준다. 햇빛이 강렬한 환경에선 검정 또는 회색 렌즈를 껴야 빛 차단이 잘 돼 눈이 시원하다. 단, 검정 렌즈를 택할 때도 색이 연하게 들어간 것을 선택해야 답답함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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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렌즈에 굵은 뿔테…60~70년대 스타일
얼굴 절반을 가릴 정도로 렌즈 크기가 큰 1960~70년대풍 복고 스타일도 인기다. 최근 1~2년 사이 유행했던 가는 금속테 대신, 프레임(안경테에서 렌즈를 감싸는 부분)을 흔히 ‘뿔테’라 부르는 아세테이트 소재로 두껍게 만들고 알록달록한 무늬나 크림·검정 등의 색을 넣어 강렬한 스타일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1970년대 남성들이 즐겨 썼던 금빛 사각 금속테에 맑은 틴트 렌즈를 껴 제대로 레트로 스타일을 살린 것도 있다.
렌즈 형태는 둥근 것부터 사각·팔각형, 오드리 헵번이 즐겨 썼던 고양이 눈 모양의 캐츠아이 스타일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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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체인 등 선글라스 액세서리 달아야
올해 가장 눈에 띄는 트렌드는 선글라스에 장식을 더해 화려함을 살리는 것이다. 전 세계 패션 트렌드를 몇 년째 이끌고 있는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이번에도 앞장섰다. 그는 올여름 큼직한 레트로풍 선글라스에 구찌 로고를 새긴 참(목걸이·팔찌 등에 매다는 달랑거리는 장식물) 장식을 단 새로운 안경 컬렉션을 내놔 화제가 됐다. 참 장식은 선글라스 다리에 달려 있는데, 탈부착이 가능한 고리가 있어 안경다리 끝이나 중간 원하는 위치에 달아 귀걸이처럼 활용할 수 있다.
다양해진 디자인의 안경 체인도 유행이다. 1~2년 전부터 슬금슬금 다시 모습을 드러낸 안경 체인이 올해는 더 대담하고 화려해졌다. 위에서 소개한 제니의 사진처럼 보기에도 무거워 보이는 굵고 긴 플라스틱 체인을 달거나, 보석·금속 장식 또는 여름이 느껴지는 조개 등의 물건을 달아 장식한다. 안경을 목에 걸기 위한 원래의 용도보다는 패션 센스를 높여주는 하나의 액세서리로 활용하는 목적이 크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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