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文 참석 6·25 70주년, 해병대사령관이 끝내 안 간 까닭
"만약 사태 대비해 사령부 머물러"
합참의장도 용산 지휘실 대기
"서해 도발 가능성 염두에 둔 듯"
지난 25일 서울공항에선 ‘6ㆍ25전쟁 70주년 행사’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행사에 육ㆍ해ㆍ공군 참모총창 등 주요 지휘부가 집결했다. 하지만 한 사람의 모습은 끝내 볼 수 없었다.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이다.
이날 각 군 총장은 행사 막바지에 각 군 출신 노병과 함께 군가를 제창했다. ‘육군가’를 시작으로 ‘해군가’, ‘공군가’에 이어 ‘해병대가’를 제창했다는데, 이때 해병대사령관 대신 서헌원 부사령관이 무대에 올랐다. 에이브럼스 한ㆍ미연합군사령관,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도 행사에 참석한 가운데 해병대사령관이 불참한 배경을 두고 현장에선 의문이 나왔다.
이날 같은 시각 해병대사령관은 사령부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해병대는 사령관 불참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서북도서방위사령관을 겸직하는 해병대사령관은 현 상황 관련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사령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해병대사령관이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을 만큼 긴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에서 군사행동을 보류한다는 발표가 나왔지만, 상황이 끝난 건 아니라고 봤다. 해병대사령관은 행사에 불참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지난 23일 북한에서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군은 불시에 도발해 올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한 순간도 마찬가지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날 한국군 작전 지휘를 총괄하는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역시 행사에 불참한 채 용산 합참 지휘실에 머물렀다. 합참은 “엄중한 현 상황을 고려해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합참에 머물렀다”며 “구체적인 북한군 동향과 관련해서는 군사정보 사항이라 언급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군 지휘부가 모두 집결하는 행사에서 해병대사령관과 합참의장이 동시에 불참한 경우는 이례적이다. 국회의 대정부 질의 때는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이 번갈아 가며 참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를 비롯해 군 주요 지휘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지난해 12월 27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군 주요 직위자를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이때는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각 군 참모총장, 최병혁 연합사 부사령관ㆍ해병대사령관 등 한국군 주요 지휘관이 모두 참석했다.
특히 해병대사령관이 행사에 불참한 것을 두고 “북한이 도발할 경우 해병대 관할 구역인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해병대사령관이 사령관을 겸직하는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창설됐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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