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파제 부실시공에 졸속 감리"..태풍 올 때마다 '조마조마'

이세중 입력 2020. 6. 26. 21:28 수정 2020. 6. 26.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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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국가 예산을 빼돌린 것 말고도 방파제 공사 자체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부실시공이 이뤄졌고, 관리, 감독 해야 하는 감리업체도 제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이세중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풍 '링링'이 휩쓸고 지나간 가거도 방파제.

곳곳이 무너지고, 옹벽 사이로 철근들이 앙상하게 남아있습니다.

태풍의 길목에 있는 가거도는 매년 태풍이 올 때마다 방파제가 유실돼 복구공사를 반복했습니다.

[최호준/가거도 주민 : "(태풍 오면) 단속해야 해. 유리창이 나가버리니까... 바깥 내려와도 바람에 날리고 폭우에다 막 엄청나."]

초대형 태풍에도 견딘다는 이른바 '슈퍼 방파제' 공사는 그야말로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습니다.

하지만 해경 수사 결과 비용을 아끼려다 보니 공사 자체도 부실 공사였습니다.

방파제를 세우기 위해선 땅속 깊이 구멍을 뚫어 시멘트와 모래를 넣어 땅을 단단하게 다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연약지반 시험 공사를 한 뒤 효과가 있는지 점검을 해야 하는데, 삼성물산은 이를 생략하고 본 공사에 착수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시간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거였습니다.

게다가 법으로 금지된 재하도급을 줬고, 이를 맡은 업체도 무등록업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감독하는 감리업체가 있었지만, 있으나 마나였습니다.

감리를 책임진 단장은 하도급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김남근/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변호사 : "시공사로부터 독립적으로 감리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품질이 확보됐는지 확인한 다음에 다음 공정으로 가야 되는데 그러한 공정에서 확인하지 않고 졸속 감리를 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입니다."]

해경은 당시 부실시공에 책임이 있는 삼성물산 현장소장 등 2명을 건설기술진흥법 위반 혐의로 검찰로 넘겼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이세중 기자 (ce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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