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추미애가 윤석열 지휘했다는 공문 보니.. '지휘서' 아닌 '단순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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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따르지 않았다는 논란과 관련, 당시 추 장관이 내린 지시 공문은 '법률상 지휘'로 볼 수 있는 문서가 아닌 장관 명의의 단순 공문 형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공문에는 수신자가 검찰총장뿐 아니라 대검찰청 과장까지 적시돼 있어, 이 문서에 따른 지시를 법률상 지휘권 발동으로 봐야 한다면 '장관이 총장만을 지휘해야 한다'는 검찰청법을 어겼다는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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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자엔 총장과 대검 과장이 복수로 기재
개별검사는 지휘할 수 없어 법 위반 논란
'한명숙 사건' 총괄 주체 명시도 안돼
천정배 장관 때 수사지휘서와도 큰 차이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따르지 않았다는 논란과 관련, 당시 추 장관이 내린 지시 공문은 '법률상 지휘'로 볼 수 있는 문서가 아닌 장관 명의의 단순 공문 형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공문에는 수신자가 검찰총장뿐 아니라 대검찰청 과장까지 적시돼 있어, 이 문서에 따른 지시를 법률상 지휘권 발동으로 봐야 한다면 '장관이 총장만을 지휘해야 한다'는 검찰청법을 어겼다는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추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열린 이달 18일 자신의 명의로 대검에 공문을 내려 보냈다. 이 공문에는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신속한 진행 및 처리가 필요한 바, 대검 감찰부에서 위 중요 참고인을 직접 조사한 다음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부터 조사경과를 보고받아 한명숙 전(前) 총리 사건 수사과정의 위법 등 비위 발생 여부 및 그 결과를 보고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다.
공문을 발송한 추 장관은 25일 "저는 검찰청법 8조에 근거해 대검 감찰부에서 감찰하라고 했는데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 내려보내고, 대검 인권부가 총괄하라고 했다”며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고 비판했다. 추 장관이 언급한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ㆍ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ㆍ감독한다'고 규정했다.
공문에 언급된 한명숙 전 총리 관련 사건이 구체적 사건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추 장관 스스로 해당 공문은 장관의 법률상 지휘권 발동이란 점을 강조한 셈이다. 수사지휘권은 2005년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동국대 강정구 교수를 불구속 수사하라며 처음 내렸고, 추 장관이 두 번째로 행사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공문에는 '지휘'라거나 '사건에 대한 지휘'라는 점이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문에는 법무부 장관 지휘권의 근거 규정인 검찰청법 8조도 명시되지 않았다. 형식 또한 법무부가 평소 대검에 보내는 공문과 같았다. 15년 전 천정배 당시 장관이 보낸 수사지휘서에는 '수사지휘'라는 큰 제목과 함께 수신자가 '검찰총장'으로 명시돼 있고, '사건 관련 지휘'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또 검찰청법 8조가 근거임을 분명히 하면서,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수 밖에 없었던 헌법적 근거도 적었다.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이 보낸 공문을 지휘의 근거라고 주장한다면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서 일반 검사가 아닌 검찰총장만을 지휘ㆍ감독해야 하지만, 이 공문의 수신란에는 '검찰총장'에 더해 '감찰3과장'이 기재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법무부 관계자는 "담당부서 지정 문제를 이유로 공문을 내리는데 해당부서를 괄호 안에 넣는 게 당연하다"고 해명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단순 진정 사건에 지휘권을 행사한 것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검찰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신중하게 다뤄져 왔던 것인데, 고작 진정 사건 배당에 지휘권을 발동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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