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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 2차 확산.. 그 문 연 건 트럼프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입력 2020.06.27. 03:08 수정 2020.06.2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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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코로나 환자수 4만명 돌파

미국의 코로나 '2차 파동'이 거세지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5일(현지 시각) 처음으로 4만명을 넘어섰고,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실제 감염자 수가 현재보다 10배 많은 260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사망자가 크게 줄어들었다. 잔불(embers)은 곧 꺼질 것"이라는 글을 올려 낙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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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5일 하루 미국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4만184명을 기록했다. 미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5월 들어 2만명대로 줄었다가, 6월 중순 이후 하루 3만명대로 늘고 있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이날 기자 전화간담회에서 "코로나는 무증상 감염이 많다"며 "현재 보고된 코로나 감염 1건당 또 다른 10건의 감염이 있다는 것이 현재 우리의 평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 국민의 5~8%가 코로나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인구수를 감안하면 최대 2600만명이 감염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25일 현재 감염자 수는 250만명이며, 이 중 12만여명이 사망했다.

이는 올 11월 대선의 악영향을 우려한 트럼프 대통령이 성급하게 경제 재개를 추진한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를 빨리 열었던 미국 남·서부 주(州)와 일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CNN 분석에 따르면 텍사스·플로리다·애리조나·조지아·오클라호마주 등 13곳에서 지난주 신규 감염자가 그 전주보다 50% 이상 급증했다. 이 주들은 대부분 여당인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트럼프 지침에 따라 지난 4월 말부터 일찍 경제를 재개했다. 이 13개 주를 포함해 지난주 30개 주에서 코로나 환자 수가 그 전주보다 증가했다.

특히 20~44세 젊은 층의 감염률이 크게 늘고 있다. 애리조나에선 20~44세 환자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플로리다에선 코로나 확진자의 중간 연령이 지난 3월엔 65세였지만 최근엔 35세로 낮아졌다고 NYT는 보도했다. 격리에서 풀려난 젊은 층이 파티를 즐기면서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측면도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러스를 가지고 정치하다가 패배했다"고 했다.

코로나의 급격한 재확산은 2차 경제 봉쇄의 공포로 이어지고 있다.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26일부터 영화관과 쇼핑몰 등을 재개방하기로 했던 계획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코로나 재유행과 관련해 "검사를 많이 했기 때문에 확진자 수가 증가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검사 건수보다는 검사 후 양성 반응이 나오는 비율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 펜실베이니아대가 운영하는 팩트체크오알지에 따르면 6월 초 5% 이하였던 양성 판정 비율이 최근 7.5%까지 뛰었다. 검사 건수가 많아서가 아니라 실제 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밤엔 다시 트윗을 올려 "코로나 사망자는 크게 줄었다"고 했다. 트럼프 말대로 미국 코로나 사망자 수는 지난 4월 최고 하루 2740여명까지 늘었다가, 최근엔 하루 200~800명대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망자 추이는 확진자 증가에 후행(後行)한다고 지적한다.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 몇 주 뒤 사망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과 4월 매일 스스로 백악관에서 코로나 대응 브리핑을 했지만, 6월 들어서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날 코로나 대응 태스크포스(TF)가 26일 브리핑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브리핑이 "TV쇼보다 시청률이 높다"며 지난 3~4월 매일 카메라 앞에 섰던 트럼프는 이번엔 브리핑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핑도 백악관 대신 미국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상황 악화의 책임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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