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조선 '잭팟'에 미소 짓는 후광업체

전민준 기자 2020. 6.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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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엔진·페인트, 실적 개선 노린다
카타르 LNG선 수주를 시작으로 조선업계에 올 하반기 LNG선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사진은 LNG선을 건조 중인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 전경./사진=대우조선해양

조선업계에 훈풍이 분다. 카타르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00여척 수주로 시작된 수주행진이 하반기 러시아에서 발주할 LNG선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한국 조선업체의 자신감은 넘쳐 흐른다.

최근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대세로 자리 잡은 LNG선박 건조기술에서 한국 조선업체들의 기술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조선업체의 수주 릴레이는 후판(두께 5㎜ 이상의 선박용 철강제품)과 선박엔진, 선박용 도료 등 후방산업의 수혜로 이어질 전망이다.



LNG선박에 특화된 한국에 청신호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체 신규 수주량은 전세계에서 발주된 38척의 LNG선박을 모두 싹쓸이했던 2018년에 1308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10년래 최고치를 찍은 이후 2019년엔 전년대비 27.9% 감소한 2775만CGT까지 떨어졌다.

국가별 순위를 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이 줄곧 1위를 유지하다가 2018년과 2019년엔 한국이 1위, 중국이 2위, 일본이 3위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2020년엔 상황이 다르다. 5월까지 누적 신규 수주랑은 중국이 288만CGT로 압도적으로 치고 나가고 있다. 한국(90만CGT)은 2위, 일본은(49만CGT) 3위다.

2020년 상반기 전세계 조선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돼 있다. 하지만 비관하기엔 이르다. 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 건화물 시장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와 컨테이너 시황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모두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조선시장이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6월24일 기준 BDI는 6월17일보다 281포인트 상승한 1527을 기록했다. 2019년 12월6일 이후 195일 만에 1500을 넘었다. BDI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규모 기반 투자를 결정하고 철광석 재고 확보에 나서며 크게 상승했다. 6월24일 SCFI는 6월17일보다 89포인트 상승한 1015를 기록하며 202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000대에 진입했다. SCFI의 상승은 미국이 견인했다.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미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며 물동량이 늘어났다.

하반기 신규 수주 전망도 밝다. 노르웨이의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2020년 하반기 대우조선해양이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 ‘노바텍’과 관계회사로부터 아크7급 쇄빙 LNG 운반선 최대 12척의 수주가능성을 전망했다. 이 선박은 두께 2.1m 얼음을 깨며 항해할 수 있는 선박이다.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해당 선박의 계약규모는 최대 40억 달러(4조9000억원)다. 트레이드윈즈는 노바텍의 시베리아 북서부 연안 해양가스전 개발 및 LNG 북극항로 운송 프로젝트의 기술파트너로 선정돼 2019년 쇄빙 LNG 운반선 5척을 수주한 삼성중공업도 올 하반기 10척을 추가 수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한국 조선업체에 희소식이 들리는 이유는 높은 LNG선박 기술력 덕분이다. LNG선박은 현존하는 초대형 선박 건조 기술의 총 집합체다. LNG를 액화 상태로 안정적으로 운반하기 위해서는 영하 162도의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속에서 LNG의 충격과 움직임을 최소화하는데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설비 안전성도 빼놓을 수 없다. 항만에 접안해 LNG를 싣거나 내리는 과정에서 만에 하나 폭발 사고가 일어날 경우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초고도의 안전성이 필요하다.

일본과 중국 조선사의 거센 도전을 따돌리고 한국 조선사가 그간 LNG선박 시장을 주도해 온 것은 바로 이 같은 기술력 덕분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9년 전세계에서 발주한 LNG선박 48척 가운데 98%를 한국이 수주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및 해운업황이 조금씩 나아질 것이란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회복됐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다시 불거진 데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아직 꺾이지 않는 부분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선박 물량 90% 차지하는 철강도 수혜 



조선 산업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후판과 선박엔진, 페인트 등 후방산업도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선박은 약 460종의 기자재로 구성돼 있다. 그중에서도 후판과 선박엔진, 페인트는 물량 기준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구성품이다.
한국조선해양협회에 따르면 물량 기준으로 후판은 LNG선박 1척의 90%를 차지한다. 제조원가를 기준으로 보면 각 품목의 비중은 ▲선박엔진 40% ▲인건비 20% ▲철강 20% ▲도료 포함 기타 20% 다.

조선 산업 회복은 이후 후판 판매량에 반영될 전망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내수와 수출을 모두 포함힌 후판 판매량은 231만1815톤으로 전년대비 4% 감소했으며, 5월까지 판매량은 296만9562톤이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후판 판매 실적도 좋은 편은 아니다. 2016년 935만1716톤, 2017년 874만8798톤, 2018년 909만9750톤으로 연간 1000만톤을 넘기지 못했다. 2010년 이후 후판 판매량이 1000만톤을 넘은 건 2011년(1118만2721톤)과 2012년(1003만2496톤), 2014년(1000만8874톤) 뿐이다.

조선 산업 불황과 후판 판매 감소로 철강업체는 후판 생산량을 줄이거나 생산설비 매각을 추진했다. 2016년 포스코는 포항공장 후판 설비 매각을 검토한 뒤 생산량을 50% 이상 줄였고, 2017년 동국제강은 포항공장 후판 설비 가동을 중단한 뒤 매각을 추진 중이다. 철강업체 전체 매출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비중도 ▲포스코 14% ▲현대제철 10% ▲동국제강 15% 등으로 낮다.

조선업계의 하반기 신규 수주선박이 당장 철강업계 실적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신규 선박에 후판을 납품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계약 시점부터 통상 1년 6개월이다. 하지만 신규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기존에 건조하던 선박의 건조기간을 줄이는 등 건조회전율은 높아진다.

신규 수주 소식은 후판 가격 인상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최근 철강업체와 조선업체는 후판 가격 인상을 두고 협상 중이다. 철강업체는 톤당 3만원을 제시했고 조선업체는 인상을 거부했다. 철강업계는 최근 치솟는 원재료 가격에 후판 가격 인상을 강하게 추진 중이다.

실제 철광석 가격은 최근 톤당 100달러를 넘기며 강세를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도크(선박 건조·수리를 위해 조선소·항만 등에 세워진 시설)를 빨리 비우기 위해 선박 건조기간을 단축시키고 후판을 본격 납품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신규 수주는 철강업계에 긍정적인 게 맞다”고 말했다.



들썩이는 선박용 엔진과 페인트



한동안 잠잠하던 선박용 엔진 공장도 본격적인 가동 준비에 들어갈 전망이다. STX엔진을 제외한 현대중공업과 HSD엔진(구 두산엔진)은 조선3사 의존도가 매우 높다. STX엔진은 2004년 STX의 엔진사업부를 분할해 설립되었으며 선박용 디젤엔진과 디젤엔진 발전기를 공급한다.

현대중공업은 2000년부터 엔진을 자체 제작해 사용했다. HSD엔진은 두산중공업의 전신인 한국중공업이 모태로, 발전기용 엔진을 생산하다가 1999년 12월 두산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엔진사업부, 대우조선해양이 투자 합병해 현재의 사명으로 설립됐다.

STX엔진은 현대중공업(매출 비중 7.8%)과 대우조선해양(6.6%)에 선박용 엔진을 납품한다. STX엔진은 선박용 엔진 외 방위산업용 엔진과 전자 장비도 생산하는 데 방산엔진과 전자장비 매출이 전체의 85.6%를 차지한다. 현대중공업 전체 매출 가운데 엔진은 8.2%다. HSD엔진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납품한다.

2015년 이후 선박엔진의 매출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조선업 불황은 조선업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았던 엔진 업체에 큰 타격이 됐다. 해외 조선업체는 자국에서 생산하는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선박용 엔진의 수출은 사실상 어렵다.

실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STX엔진을 제외한 나머지 두 업체는 하향세를 그렸고 2019년엔 STX엔진마저 매출이 전년대비 감소했다. STX엔진 전체 매출 가운데 선박용 엔진은 51.5%, 현대중공업은 8.2%, HSD엔진은 90%다. HSD엔진 관계자는 “선박 엔진 관련 협업 등 기술 발전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선박용 도료 업계도 기대가 크다. 도료 업계는 2014년부터 불어 닥친 조선산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화학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도료 시장에서 선박용 도료 비중은 2012년 31%에서 2019년 11%까지 감소했다. 물량 기준으로도 선박용 도료시장은 2012년 26만㎘에서 2019년은 5만6000㎘로 약 5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선박용 도료는 조선산업에 민감하기 때문에 하반기 조선 산업 회복으로 도료 업계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화학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선박용 도료시장 점유율은 ▲1위 KCC(39%) ▲2위 삼화페인트(21%) ▲3위 노루페인트(17%)다. KCC와 삼화페인트, 노루페인트는 최근 엄격해진 환경규제에 맞춰 대기에 유해한 화학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인 친환경 선박용 도료 등 고부가 제품 개발에도 투자한다.

 도료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도료 사용을 2024년 전체 도료 사용량의 60%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친환경 도장 기술의 확대는 단순 규제 준수를 넘어서 지속 가능한 경영환경의 기반을 다지고 제품의 비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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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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