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당한 탈북단체 대표 "여기가 서울이냐, 평양이냐"

김주영 2020. 6.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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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파주시에서 대북전단을 '기습 살포'한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와 관련 단체들이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경찰은 서울 모처에서 박 대표의 휴대전화와 차량 등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박 대표 등 관련자들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박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기가 서울인가, 평양인가"라며 "헌법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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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기습 살포'에 압색·자금 추적도

최근 경기 파주시에서 대북전단을 ‘기습 살포’한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와 관련 단체들이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박 대표는 방송사 취재진을 폭행한 혐의로도 고소될 위기에 놓였다.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박 대표는 “여기가 서울인가, 평양인가”라고 물으며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가 26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또 다른 탈북민단체 큰샘 사무실 앞에서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찰청 대북 전단·물자 살포 수사 태스크포스(TF)는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약 7시간에 걸쳐 서울 송파구에 있는 자유북한연합 사무실과 강남구에 위치한 또 다른 탈북민단체 큰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큰샘은 박 대표의 동생 박정오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단체다. 두 단체 관계자들이 이날 오전 경찰의 압수수색 시도에 “변호인을 부르겠다”고 맞서면서 영장 집행이 다소 지연됐다. 그러나 결국 변호인의 입회 하에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경찰은 서울 모처에서 박 대표의 휴대전화와 차량 등도 압수수색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향후 압수물을 분석해 피의자들의 범죄 혐의를 규명하고, 기부금 등 자금원과 그 사용처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박 대표 등 관련자들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26일 경찰 관계자들이 대북전단 살포를 해온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의 서울 송파구 소재 사무실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러 들어가고 있다. 뉴스1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자유북한연합이 정부의 엄정 조치 방침에도 지난 22일 대북전단을 기습 살포한 데 따른 것이다. 박 대표는 지난 23일 “전날 밤 11시부터 자정 사이 경기 파주시 월롱면에서 대북전단 50만장을 북한으로 날렸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강원 홍천군에서 자유북한연합이 날린 것으로 추정되는 대북전단이 발견된 바 있다.

이날 오후에는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면의 한 야산에서 자유북한연합이 뿌린 것으로 추정되는 대북전단이 추가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박 대표의 주장대로 이 단체가 북측으로 전단 50만장을 날렸는지를 놓고는 이견이 나왔다. 통일부는 북측으로 넘어간 전단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단 50만장 살포’의 진위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박 대표 동생이 운영하는 큰샘은 지난 21일 인천 강화군 석모도에서 북한으로 보낼 쌀 페트병 띄우기 행사를 하려다가 “북한의 공갈·협박으로 국민들이 불안해 한다”면서 잠정 보류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가 지난 23일 “전날 오후 11시∼자정 사이 경기 파주시에서 대북전단 50만장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경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박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기가 서울인가, 평양인가”라며 “헌법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여정(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굴종하고 구걸하면서 우리 국민의 표현의 자유는 말살하는 거냐”며 “대한민국은 더 이상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김정은의 폭정이 계속되고, (북한에) 정치범 수용소가 존재하는 한 (대북전단을) 계속해서 보내겠다”고 말해 향후에도 대북전단 살포 문제로 정부와 갈등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대표는 자신의 자택을 찾아와 취재를 시도한 SBS TV ‘모닝와이드’  PD와 AD, 촬영감독, 오디오맨 등에게 벽돌을 던지고 주먹을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고소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SBS는 이날 “정당한 취재 절차를 밟은 언론노동자에 대한 폭력 행위는 결코 용인될 수 없으며, 취재진의 인권과 국민의 알 권리 위에 설 수 있는 폭력은 결코 존재할 수 없다”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단체도 박 대표의 행위를 비판했다. 반면 자유북한연합은 취재진이 자택을 찾아온 것을 문제 삼으며 외려 SBS를 경찰에 고소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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