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에 홀로 남은 벨루가 '벨라', 동물단체들 "방류 약속 지켜라"

고은경 입력 2020. 6. 27. 16:47 수정 2020. 6. 2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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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단체들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홀로 남은 벨루가 '벨라'의 방류를 촉구하고 나섰다.

세 단체는 지난 4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벨루가 방류 진행 현황 정보 공유 요청' 공문을 발송했지만 롯데월드 측은 "전반적인 사항을 협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왜 여전히 아쿠아리움 홈페이지의 '전시 생물' 카테고리에서 벨루가가 가장 먼저 소개되고, 벨루가 야생방류에 대한 안내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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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핑크돌핀스, "벨라, 심각한 스트레스로 정형행동 확인"
롯데월드 "방류할 기관과 협의중, 다음달 방류위원회 구성할 것"
수족관에 홀로 남겨진 벨루가 '벨라'. 핫핑크돌핀스 제공

동물단체들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홀로 남은 벨루가 ‘벨라’의 방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롯데월드가 ‘벨라’를 야생방류 하겠다고 발표한 지 8개월이 지난 지금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동물해방물결, 시셰퍼드코리아, 핫핑크돌핀스는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 있는 롯데월드몰 앞에서 ‘벨라’의 방류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퍼포먼스는 동물보호단체 활동가가 벨루가의 탈을 쓴 채 수족관 수조를 형상화한 사람들에게 갇혀 정형행동을 하고 그 옆에는 2016년에 죽은 ‘벨로’, 2019년에 죽은 ‘벨리’의 형상이 누워있는 모습으로 구성했다.


홀로 남겨진 지 8개월, 벨라 정형행동 확인

동물보호단체인 동물해방물결, 시셰퍼드 코리아, 핫핑크돌핀스 회원들이 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앞에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벨루가 '벨라'의 방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속히 방류를 진행하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 마리의 벨루가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온 것은 2014년 10월. 2016년 추정나이 다섯 살의 벨로가 패혈증으로 폐사한 데 이어 2019년 10월, 열 두 살 벨리까지 사망하자 롯데월드는 홀로 남은 열 한 살 ‘벨라’를 야생방류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는 사이 8개월이 지난 현재, 핫핑크돌핀스 서울지부는 아쿠아리움을 답사한 결과 벨라가 심각한 스트레스로 인한 정형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벨라는 반시계 방향으로 좁은 수조 안을 빙글빙글 돌거나 수면 위 등을 조금 내놓고 죽은 듯 가만히 떠있는 등의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수심 1,000m까지 잠수하는 벨루가에게 수심 8m의 롯데 아쿠아리움 수조는 감옥이나 다름없다” 며 고래류를 전시하고, 공연에 동원하거나 체험에 이용하는 것은 반윤리적인 행위라고 강조했다.

동물보호단체인 동물해방물결, 시셰퍼드 코리아, 핫핑크돌핀스 회원들이 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앞에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벨루가 '벨라'의 방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속히 방류를 진행하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 단체는 지난 4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벨루가 방류 진행 현황 정보 공유 요청’ 공문을 발송했지만 롯데월드 측은 “전반적인 사항을 협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제, 어디로, 어떻게 벨루가를 방생할지 재차 물은 질문에도 “다각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며 방류가 가능한 지역과 환경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왜 여전히 아쿠아리움 홈페이지의 ‘전시 생물’ 카테고리에서 벨루가가 가장 먼저 소개되고, 벨루가 야생방류에 대한 안내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지난 해 6월, 중국 상하이 창펑 수족관의 두 마리 벨루가 ‘리틀 그레이’와 ‘리틀 화이트’는 1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아이슬란드 헤이마이섬에 마련된 벨루가 바다 쉼터로 이송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벨라도 롯데가 적극적으로 방류하고자 한다면 못할 것이 없다는 얘기다.

이들은 “야생에서 벨루가의 수명은 짧게는 35년 길게는 80년까지 산다고 알려져 있지만 수족관 속 벨루가들은 5년도 채 살지 못한다”며 “롯데는 남은 벨루가 한 마리까지 죽게 둘 생각이 아니라면 방류절차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류 과정 신중해야 하지만 진척사항 투명 공개돼야

수족관에 홀로 남아 정형행동을 보이고 있는 벨라. 핫핑크돌핀스 제공

아쿠아리움 측은 벨라를 안전하게 방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방류할 기관과의 계약 문제로 현 시점에서 진행과정을 밝히기 어려운 것뿐 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월드 측 관계자는 "해양수산부, 동물자유연대와 협의하고 있고 방류에 대해 논의 중인 기관이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관련 기관들의 업무가 중단되면서 방류 작업도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7월 중순 방류위원회를 구성해 벨라를 건강한 상태에서 안전하게 방류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벨루가 방류가 쉬운 일은 아니다. 벨라의 경우 다른 개체없이 홀로 방류해야 하는데다 돌고래를 잡는 러시아에 다시 풀어놓는 게 맞는지 등 방류 지역과 방법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대표는 “아이슬란드 바다쉼터, 나오미 로즈박사가 조성 중인 캐나다 내 바다쉼터를 비롯해 국내에도 동해 북부 등 방류가 가능한 후보지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로 방류준비가 다소 길어질 수 있고, 벨루가 방류 전 과정은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면서도 “방류 전까지 벨라의 서식환경에 대한 논의를 비롯해 진척사항에 대해선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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