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스쿨 미투' 용화여고..18명 중 1명만 법정에 섰다

김세희 입력 2020. 6. 27. 21:30 수정 2020. 6. 2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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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전, 서울 용화여고 창문에 미투, 위드유 등의 문구가 붙으며, 전국적으로 교내 성폭력을 고발하자는 '스쿨 미투' 운동이 일어났었죠.

폭로 이후 2년 만에 용화여고 성폭력 사건의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는 18명이었는데, 법정에 선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습니다.

김세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학교 창문을 가득 채운 응원 메시지.

교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졸업생들의 고발에 후배들도 함께한 '스쿨 미투' 운동의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스쿨 미투'의 시작이었던 서울 용화여고 성폭력 사건의 가해 교사에 대한 첫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폭로 이후 2년이나 걸렸는데 그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습니다.

당시 교육청의 특별감사로 재학생과 졸업생 2백여 명이 가해자로 지목한 교사 A 씨는 파면됐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A 씨를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탄원서를 제출하며 맞섰고, 검찰은 추가 수사 끝에 지난달에야 A 씨를 기소했습니다.

그나마 가해자로 지목된 18명 가운데 법정에 선 사람은 A 씨가 유일합니다.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피해자들은 신분 노출을 걱정하며 지쳐갔고, 피해 진술인도 5명에서 2명으로 줄었습니다.

[최경숙/노원 스쿨 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집행위원 :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대학도, 직장도 가고 그러다 보니까 생업도 있고 학업도 있고 한데, 이게 긴 시간이 되다(보니) 너무도 힘든 것들이 많았고…."]

첫 재판에서 A 씨는 "신체 접촉이 있을 수는 있었겠지만 의도적인 추행은 아니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법정에서의 긴 싸움이 남은 지금, 피해자들이 바라는 건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겁니다.

[피해 고소인/입장문 대독 : "지금의 그는, 교직에서 억지로 물러났을지언정 자신의 죄는 인정하지 않는다. 이런 식의 재판이 필요했다는 것 자체가 상상할 수 없는 종류의 일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2년 전 문제가 된 용화여고 교사 18명 가운데 15명은 교단으로 복귀했습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김세희 기자 (3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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