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길목 제주] ① 69년간 225개 태풍 한반도 강타..7∼9월에 집중

변지철 2020. 6.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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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매달 1개꼴로 찾아와..가을 태풍 더 강력

[※ 편집자 주 = 제주도는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는 태풍을 가장 먼저 마주하는 '태풍의 길목'입니다. 제주에서는 해마다 태풍으로 인해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태풍이 집중되는 7∼9월을 앞두고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던 태풍과 제주의 피해 사례를 살펴보고 재난 대비태세를 점검해봅니다.]

한반도 향해 북상하는 태풍 (서귀포=연합뉴스) 지난 2016년 10월 4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국가태풍센터에서 센터 관계자가 태풍 차바(Chaba)의 경로를 주시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해 한반도로 온 태풍은 7개로, 평년(3.1개)보다 많았다.

국내에 첫 공식 기상관측소가 설립돼 근대 기상업무를 시작한 1904년 이래 태풍 개수로는 역대 최다 공동 1위 기록이다. 앞서 1950년, 1959년에도 태풍 7개가 한반도를 강타한 바 있다.

게다가 가을에 접어든 9월에만 3개의 태풍이 발생,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 근대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태풍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강력해지고 있고, 가을 태풍 발생 빈도는 점차 잦아지고 있다.

◇ 7∼9월에 집중된 태풍

태풍은 폭우를 동반한 강한 바람으로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주는 자연재해다.

흔히, 열대 지방의 바다에서 발생하는 '열대저기압'의 일종이라고 일컬어진다. 우리나라에선 열대저기압 중에서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17m를 넘으면 태풍으로 분류한다.

열대저기압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괌 주변과 같은 북서 태평양에서 발생하면 태풍, 북미 대륙 동쪽인 북대서양과 서쪽인 북동 태평양은 허리케인, 인도양과 호주 주변 남태평양은 사이클론이다.

기상청의 '연도별 태풍발생 및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현황'을 보면 1951년부터 2019년까지 69년간 1천811개의 태풍이 발생했다.

태풍ㆍ허리케인 발생 과정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중 225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30년(1981∼2010)간 태풍 발생 빈도를 분석하면, 연평균 25.6개(우리나라 영향 3.1개)의 태풍이 발생했고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주로 7∼9월에 집중됐다.

1월부터 6월까지 매월 평균 1개 안팎의 태풍이 발생하지만, 7월부터 그 빈도가 급격히 늘어났다.

7월 3.6개(우리나라 영향 0.9개), 8월 5.8개(〃 1.1개), 9월 4.9개(〃 0.6개), 10월 3.6개(〃 0.1개), 11월 2.3개(〃 0개), 12월 1.2개(〃 0개) 등이다.

7월부터 9월까지 매달 1개꼴로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작년에도 29개의 태풍의 발생, 7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으며 모두 7∼9월에 집중됐다.

올해에는 현재 5월과 6월에 각 1개씩 모두 2개의 태풍이 발생했다.

가을 태풍 차바가 할퀸 제주시 (제주=연합뉴스) 태풍 차바(Chaba)가 제주도를 강타한 2016년 10월 5일 오전 제주시 용담동 한천 하류에 세워둔 차들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뒤엉켜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가을 태풍이 더 무서워

1959년 9월 '사라'(SARA), 2003년 9월 '매미'(MAEMI), 2007년 9월 '나리'(NARI), 2016년 10월 '차바'(CHABA)….

우리나라에 큰 인명·재산 피해를 남겼던 가을 태풍이다.

특히 '매미'는 제주에서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60m를 기록하는 등 역대 가장 강력한 가을태풍으로 일컬어진다.

가을 태풍은 여름에 발생하는 태풍보다 더 위력적일 수 있다.

이유는 높아진 바닷물의 온도 때문이다.

태풍은 주로 해수면의 온도가 27도 이상이 되면 발달하는데, 여름 내내 달궈진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 최고치에 이르게 된다.

수온이 높으면 높을수록 막대한 상승기류가 발달하고, 고온의 바다가 내뿜는 수증기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이 시기에 태풍은 세력을 키우게 된다.

게다가 이 무렵 태풍이 우리나라를 향해 곧바로 북상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태풍의 이동 경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서히 우리나라에서 물러나면서 이 때 한반도가 그 둘레에 걸치게 된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북상하는 태풍이 우리나라를 강타하기 가장 좋은 기상조건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그래픽] 역대 한반도에 영향 준 태풍 수 (서울=연합뉴스) 2019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7개로 기상청이 태풍을 본격적으로 관측한 1951년 이래 1959년과 '공동 1위'에 오른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력하게 성장한 태풍이 세력을 유지하면서 우리나라를 직접 할퀴기 때문에 가을 태풍이 큰 피해를 남기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가을 태풍이 더욱 강력해지고 있고, 발생 빈도 역시 잦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유독 가을 태풍이 우리나라에 많이 찾아왔다.

작년 9월에만 '링링', '타파', '미탁' 등 3개의 태풍이 발생해 연이어 한반도를 강타했다. 1904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1951∼2010년 60년간 우리나라는 1954년, 1956년, 1959년, 1961년, 1991년, 1999년 등 6개 연도에 9월 태풍의 영향을 각각 2번 받았다.

2011년부터는 2016년, 2018년 등 2개 연도에 각각 2번, 2019년에는 3차례 9월 태풍의 영향을 받았다. 모두 최근 사이의 일이다.

기상청은 작년 필리핀 동쪽 해상의 높은 해수면 온도(29도 이상)로 발생한 상승기류가 일본 부근에서 하강기류를 만들었고, 이 영향을 받아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우리나라가 태풍의 길목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물러나는 시기가 늦춰지면서 평년 9월이면 그 가장자리를 따라 일본 동쪽이나 일본으로 향할 태풍이 작년 9월에는 한반도로 향했다는 설명이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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