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길목 제주] ② '점점 더 강해진다' 올해 여름 초강력 태풍 예고

백나용 2020. 6. 2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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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평년보다 높은 수온에 최대풍속 초속 54m 태풍 발생 가능성 상당"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지난해 8월 초강력 태풍 '레끼마'로 중국이 초토화됐다.

범람한 하천물에 쓸려간 자동차 (제주=연합뉴스) 2007년 9월 16일 제11호 태풍 '나리'가 제주지방을 강타한 가운데 제주시 병문천 변에 있던 차량들이 범람한 하천물에 쓸려가 뒤엉켜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망·실종자만 70여 명에 이재민은 1천300만명에 이르렀으며,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 초강력 태풍 '하기비스'가 휩쓸고 간 일본 역시 그야말로 '쑥대밭'이 돼 치명적인 상흔을 입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작년 '레끼마'와 '하기비스' 같은 초강력 태풍이 상륙하지 않았지만. 이런 행운을 항상 기대하기는 어렵다.

◇ 시속 223㎞ 강풍·한라산에 하루 1천182㎜ 폭우 기록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기상청 관측 이래 태풍으로 인한 최대순간풍속 최고치는 2018년 8월 23일 태풍 '솔릭'때 관측됐다.

당시 한라산 진달래밭에서 최대순간풍속 초속 62m가 기록됐다. 시속으로 계산하면 223㎞가 넘는 엄청난 세기의 바람이다.

이는 태풍 '매미' 때의 기록을 넘어선 최대순간풍속이다. 태풍 '매미'가 내습했던 2003년 9월 12일에는 제주 서쪽 끝 고산에서 최대순간풍속 초속 60m에 달하는 강풍이 관측됐다.

태풍 '루사'가 제주를 비롯한 한반도에 영향을 준 2002년 8월 31일과 '차바'가 우리나라에 상륙한 2018년 10월 5일에도 고산에서 각각 초속 56m가 넘는 최대순간풍속이 기록됐다.

강풍에 똑 부러진 전봇대 (서귀포=연합뉴스) 제19호 태풍 솔릭이 제주도를 관통한 2018년 8월 23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포동의 한 전봇대가 강풍에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히나 제주는 태풍이 한반도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하면서 태풍이 가장 강력한 바람을 몰고 올 때 이를 맞이해왔다.

1937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를 지나간 태풍 가운데 제주에서 최대순간풍속을 기록한 태풍은 1위 솔릭(제주·62m/s), 2위 매미(제주·60m/s), 4위 루사(고산·56.7m/s), 5위 차바(고산·56.5m/s) 등 10위권 중 절반 가까이에 달했다.

태풍은 강력한 바람과 함께 엄청나게 많은 비를 뿌린다.

'나리'가 상륙한 2007년 9월 16일 제주에서는 하루 420㎜의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일일강수량 역대 1위를 기록했다.

2018년 10월 5일에는 태풍 '콩레이'가 내습하면서 제주지점(제주시 건입동 제주지방기상청)에 하루 310㎜의 비를 퍼부어 일일강수량 역대 2위를 갈아치웠다.

2014년에는 태풍 '나크리' 영향으로 8월 2일 하루 한라산 윗세오름(해발 1천700m)에 1천182㎜의 비가 내렸다. 이는 한라산 고지대에 무인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설치된 2002년 이후 최대 기록이다.

이듬해(2015년)에는 태풍 '찬홈' 영향으로 7월 11일부터 13일 오전 6시까지 윗세오름에 1천432.5㎜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기도 했다.

태풍 '볼라벤' 여파…어선 파손에 처참한 추자도 [제주시 추자면사무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펄펄 끓는 지구' 태풍이 강해진다

세력이 강한 태풍은 최근 들어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또한 한반도에 상륙하는 태풍의 강도 역시 세지는 추세다.

기상청은 지난달 기존 태풍의 강도 등급을 기존 최고등급 '매우 강'보다 한단계 위인 '초강력' 등급을 신설하고 기존 '약' 등급은 삭제했다.

2011년부터 최근 10년간 '매우 강' 등급의 태풍이 전체 발생 태풍 중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상청은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초강력'은 최근 10년간 발생한 태풍의 강도 중 상위 10%에 해당하며,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54m 이상인 태풍이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에서 정의한 '슈퍼태풍'도 우리나라에서는 초강력 태풍에 포함된다. 슈퍼태풍은 최대풍속이 초속 65m 이상인 태풍을 말한다.

이 같은 초강력 태풍은 과거 태풍을 기준으로 2003년 '매미'와 2012년 '산바'가 해당한다.

매미는 당시 중심 최대 풍속이 초속 65m, 산바는 초속 56m를 보였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는 최근 들어 강도가 센 태풍 발생 빈도가 잦아지는 이유로 태풍이 주로 발생하는 해역의 해표면 수온이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상승하고 있기 때문으로인 것으로 분석했다.

또 전 지구적으로 이상기온에 따른 수온 상승이 진행되면서 태풍이 세력을 유지해 올라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 제주를 비롯한 한반도까지 강력한 세기를 유지해 북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풍 '산바'가 몰고 온 대형 파도 (제주=연합뉴스) 2012년 9월 16일 오후 제16호 태풍 '산바'가 제주로 접근중인 가운데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2리 해안에 집채만한 파도가 밀려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기상청 국가태풍센터는 올해 최대풍속 초속 54m 이상의 초강력 태풍이 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전 지구의 평균 온도가 지난 4월부터 기록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특히 한반도 인근 북서 태평양과 적도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현재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이러한 경향은 이달부터 8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태풍의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열에너지가 증가하면서 초강력 태풍이 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다만 얼마나 강한 태풍이, 몇차례나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아울러 올해 여름철 태풍이 평년(11.1개)과 비슷한 9∼12개가 발생하며 이 중 2∼3개가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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