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성근이 간다]쓰레기장으로 변한 고속도로

2020. 6. 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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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킬로미터 서울에서 속초까지 가는 거리인데 전국적으로 더 이상 차가 다니지 않아 닫아둔 폐고속도로가 200킬로미터를 넘습니다.

도로공사와 지자체는 서로 관리책임을 떠넘기고 그 사이 이 아까운 공간이 쓰레기장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그 현장. 사공성근이 간다에서 고발합니다

[리포트]
경부고속도로 직선화 구간 개통으로 지난 2001년부터 사용 중지된 왕복 4차선 도로.

절반은 지방도로로 사용돼 차량이 오가지만 나머지 절반은 통행이 끊겼습니다.

[사공성근 기자]
폐쇄된 도로에는 이렇게 콘크리트 구조물이 가로놓여 차량들의 진출입을 막고 있는데요.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도로변에는 농업용 퇴비 더미가 쌓여있고, 건축용 자재들도 여기저기 방치돼 있습니다. 

차량이 안 다니는 쪽 도로를 살펴보니 깡통과 플라스틱 등 생활쓰레기가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나무 사이에는 누군가 몰래 버린 건축 폐기물 더미도 보입니다.

[구형서 / 충북 옥천군]
"너무 쓰레기들도 많고 누가 뭘 버리는가 모르겠는데, 산업폐기물 같은 것도 있고, 날씨 좋은 날은 냄새도 되게 많이 나고 그러거든요."

주민 민원이 쏟아지지만 지자체는 관할권이 없다고 말합니다.

[충북 옥천군청 관계자]
"부지는 도로공사 부지예요. 차량 이용하는 것만 옥천군에서 관리하는 걸로 도로공사하고 협약된 거예요. 주인이 아닌 사람이 자꾸 뭐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옛고속도로 중 일부만 지방도로 바뀌면서 중앙분리대를 경계로 한국도로공사와 지자체로 관리 책임이 나뉜 겁니다. 

도로공사 측은 지자체나 기업 등과 협의해 폐도로 일부를 활용하고 있다지만 농업시설이 들어섰다는 폐터널 앞에도 각종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안쪽에는 먼지 쌓인 의자와 책상이 쌓여 있습니다.

100대 넘는 장애인용 콜밴을 세울 수 있게 조성한 주차장도 마찬가지.

지역 주민들 차량 몇 대가 서 있을 뿐 콜밴은 한 대도 찾을 수 없습니다.

새 고속도로가 들어서 나들목 위치가 바뀌면서 폐도로가 된 구간도 있습니다.

[사공성근 기자]
이곳은 10년 전까지 영동고속도로 진출입로로 쓰였던 길입니다. 이제는 차가 다니지 않고 폐도로로 방치돼 있는데요. 도로 한쪽에는 옷과 신발 등 생활폐기물 수백 톤이 제 키 높이만큼 쌓여 있습니다. 

의류수거 업체에서 재활용할 수 없는 폐기물을 몰래 버린 겁니다.

4년 동안 방치된 쓰레기 더미에선 악취가 진동합니다.

그 양만 300톤에 이릅니다.

[경기 시흥시청 관계자]
"폐도이기 때문에 도로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땅이잖아요. 저희도 좀 답답한 상황인데, 대집행을 통해서라도 이거를 처리를 하려고 해요."

20억 원 넘는 국비를 들여 생태공원으로 만든 영동고속도로의 다른 폐구간도 관리가 지속적으로 안 되다 보니 흉물로 전락했습니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폐도를 빌리거나 설비를 설치한 뒤 관리 책임은 지자체 등에 있다"며 "계획을 세워 관리 중이지만 아무래도 현재 사용 중인 도로관리가 우선"이라는 입장입니다.

전국적으로 폐고속도로 구간은 200km가 넘습니다.

활용 계획을 세우는데 그치지 않고 지자체 등과 연계한 지속적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채널A 뉴스 사공성근입니다.

402@donga.com
영상취재 : 이락균
영상편집 : 오영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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