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전술' 통합당 통했나..여야 협상 극적 타결?
제21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여야가 원 구성 협상에 의견 접근을 이뤘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8일 오후 늦게까지 막판 협상을 벌였다.
합의하지는 못했지만 상당한 의견 접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29일 오전 다시 만나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오후 5시15분부터 약 3시간30분 동안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협상을 계속했다. 의장과 원내대표들은 도시락으로 저녁 식사를 하며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의견 접근을 이뤘고 또 어떤 부분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는지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진지하게 논의했고 양당이 충분히 협의했다고 인식해달라"며 "내일 오전 10시면 최종 합의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정도로 이해해주시라"고 밝혔다.
배현진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이 최종 타결 가능성을 묻자 "협상이 결과를 내놓고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답을 드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병석 국회의장도 자리를 떠나며 "내일 오전을 지켜봐 달라"고만 말했다.
사실상 여야는 이날 잠정 합의에 가까운 안을 도출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만나기로 한 29일 오전까지 여당은 청와대와 교감하며 합의안을 조율할 전망이다. 야당도 지도부 내에서 최종 합의안을 추가 논의할 수 있다.
여야가 각각 이날 논의한 안건에서 별다른 이견이 없으면 29일 오전 이어지는 회동에서 잠정 합의안을 확정한다. 물론 변수가 생기면 타결에 실패할 수도 있다.
잠정 합의안이 나온다면 같은 날 오후 각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추인 받게 된다.
그동안 통합당은 야당이 견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관례대로 법사위원장 자리를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소위 '발목잡기'에 당하지 않겠다며 이를 거절하면서 제21대 국회는 임기를 시작한지 한달째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절대 과반 의석을 내세워 민주당이 이달 15일 본회의에서 이미 법사위원장을 가져 가버린 상황에서 통합당은 제21대 국회 후반기 남은 2년 동안이라도 법사위원장을 달라고 제안했지만 이 역시 거절 당한 상태였다.
박병석 의장이 2년 뒤인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한 '그때 여당'이 후반기 2년간 법사위원장을 맡는 중재안도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합의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의석 수대로 상임위원장 자리를 11(민주당 몫)대 7(통합당 몫)로 나누되 예결위와 국토교통위, 정무위 등 경제 관련 핵심 상임위를 야당에 주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었다.
협상이 진척되지 않자 주 원내대표는 "여당 마음대로 하고 책임도 다 지라"며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포기할 수도 있다고 배수진을 쳤다. 통합당 내부에서도 '18대 0'까지 각오하겠다는 강경한 분위기가 확산됐다.
일단 박 의장이 제안한 안처럼 어떤 식으로든 법사위를 통합당이 나눠맡을 수 있는 방법이 합의안에 담길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법사위를 결코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에 다른 안도 거론된다.
18개 상임위 중 법사위를 제외한 다른 상임위를 민주당이 통합당에 더 양보하는 모양새다.
원내 협상 경험이 많은 한 국회 관계자는 "압도적 의석 수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배분을 '9대 9'나 '8대 10' 등으로 대폭 양보한다면 통합당에 명분이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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