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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단독] '법 위의 삼성 미전실' 연속보도 모아보기

입력 2020.06.29. 09:28 수정 2020.07.14. 15:58

삼성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인사지원팀 소속인 강경훈 부사장은 2011년부터 매주 25개 계열사 인사팀장들이 참여하는 화상회의를 열었다.

2018년 8월8일, 삼성 노조 와해 사건 참고인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미전실 인사지원팀 신아무개 부장에게 검사가 물었다.

미전실 해체 이후 인사지원팀 일부가 갈라져 나온 '조직문화개선TF' 사무실은 검찰이 압수수색을 위해 찾았을 때 '떴다방'처럼 텅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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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삼성 노조와해 재판기록 연속보도]숨겨진 하드디스크에서 쏟아진 미전실 문건

삼성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인사지원팀 소속인 강경훈 부사장은 2011년부터 매주 25개 계열사 인사팀장들이 참여하는 화상회의를 열었다. 삼성 미전실은 비서실-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미전실로 이름을 바꿔온 삼성의 컨트롤타워이다. 특히 강 부사장이 속한 인사지원팀은 삼성 ‘무노조 경영’ 사령탑 역할을 맡아 각 계열사의 노조 설립을 막아왔다. 화상회의에서 강 부사장이 공지가 담긴 자료를 쭉 읽으면, 각 사 인사팀장이 그의 말을 수첩에 빼곡히 받아적었다. 2018년 8월8일, 삼성 노조 와해 사건 참고인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미전실 인사지원팀 신아무개 부장에게 검사가 물었다.

“21세기 삼성에서 임원급이 화상회의에 들어와 강 부사장이 그저 말하는 내용을 받아적기 바빴다는 게 말이 되는가요?”(검사)

“믿기 어려우실지 몰라도 실제로는 그랬습니다.”(신 부장)

“자료의 양이 꽤 되는데, 받아적기가 어려워 진술인에게 자료를 달라고 요청했을 것 같은데 어떠한가요?”

“그런 요청은 간간이 있었습니다만, 제가 미전실 간부로서 자료를 단 한 번도 넘겨준 적이 없었습니다. 원래 보안을 위해서 미전실에서 만든 자료는 잘 뿌리지 않습니다. 그런 요청이 있을 때면 김○○ 상무(신 부장의 미전실 상급자)에게 요청하라고 넘겼습니다. 그래 봤자 그 사람들이 김 상무에게 연락을 못합니다.”

“왜 각 계열사 임원조차도 미전실에 연락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가요?”

“예전에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시절에 굉장히 파워풀한 조직이었고, 미전실은 그 후신이었으며 특히 임원급 정도면 옛날 구조본의 기억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략) 제가 단 한 번이라도 문건을 외부로 유출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 검찰 조사를 통해 삼성 미전실 작성 문건의 ‘위세’를 짐작할 수 있다. 미전실은 "공식적인 회사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공식적인 결재를 할 이유가 없었던"(최지성 미전실장 피의자 신문조서) 조직이었지만, 삼성그룹의 대부분 의사결정은 이곳을 통해 이뤄졌다.

<한겨레21>은 삼성 노조 와해 재판기록 3만3천여 쪽을 추가로 입수했다. 여기엔 삼성 미전실 문건과 삼성 관계자들의 진술이 담겨 있다. 미전실 문건 대부분은 2018년 7월10일 검찰이 수원 삼성전자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미전실 해체 이후 인사지원팀 일부가 갈라져 나온 ‘조직문화개선TF’ 사무실은 검찰이 압수수색을 위해 찾았을 때 ‘떴다방’처럼 텅 비어 있었다. 하지만 검찰 수사관이 이아무개 부장의 컴퓨터를 디지털포렌식 장비로 연결하자 일반적 방식으로 접속하면 인식되지 않는, 숨겨진 하드디스크가 드러났다. 여기서 2005~2013년 작성된 인사·노사 문건이 쏟아져나왔다.

미전실 문건이 뭉텅이로 언론에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비록 미전실 인사지원팀의 인사·노사 관련 문건에 한정됐지만, 문건이 말하는 것은 명확하다. 힘 있는 삼성, 그 위의 미전실은 ‘국가 개조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삼성을 위해 입법을 추진하고 불법을 저질렀다. 정확히는 총수 일가를 향한 충성이었다.

다시 구속 위기에 몰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5월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노동삼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며 ‘사과’와 ‘반성’을 말했다. 잘못이 무엇인지를 낱낱이 밝혀야, 사과의 진정성을 따져볼 수 있을 것이다. <한겨레21>이 10년 전 삼성의 행적을 다시 기록하는 까닭이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법 위의 삼성 미전실’ 연속보도 모아보기] ① [단독] 삼성 미전실 “무노조 위해 박근혜를 설득하라”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8852.html ② [단독] 삼성 미전실 인사팀 선물리스트 보니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8853.html ③ [단독] 공무원에 현금 지원한 삼성…‘현금 장부’ 숨겨라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8854.html ④ 삼성 ‘미전실’은 죽지 않았다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8855.html ⑤ [단독] 삼성생명 금융정보도 사찰…미전실의 노조깨기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8903.html ⑥ [단독] ‘삼성 따까리’한 경찰, ‘심성관리’ 당한 노동부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8904.html ⑦ [단독] 백혈병 피해 유족에 ‘우수고객’ 조롱한 삼성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8905.html ⑧ [단독] 에버랜드, 소문 나면 안되는 ‘이상한 노조’(7월15일 공개)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8946.html ⑨ [단독] 2012년 12월 삼성 CEO 세미나 동영상 보니(7월15일 공개)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8947.html ⑩ [단독] 검사 앞에서 당당하던 삼성 CEO는 왜 (7월15일 공개)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89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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