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상대 '소부장 독립운동' 절반 성공..불화수소 수입액 85% 줄어

강기헌 입력 2020. 6. 2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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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한국을 수출관리상 일반포괄허가 대상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공포하며 시행세칙인 '포괄허가취급요령'을 공개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룸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의 모습. 뉴스1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시작된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독립운동'이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9일 ‘일본 수출규제 1년, 평가와 과제 세미나’를 열고 지난해 일본 정부가 수출을 규제한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가지 품목에 대한 수입액을 공개했다.

불화수소는 올해 1~5월 일본에서 들여온 수입액이 403만 달러(48억원)로 지난해 동기(2843만 달러) 대비 85.8%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산 수입 비중도 확 줄었다. 일본산 불화수소 수입 비중은 지난해 43.9%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12.3%로 줄었다.

자료: 전경련

반면 포토레지스트는 지난해 1~5월 일본 수입액이 1억1272만 달러(1353억원)를 기록했지만, 올해(1~5월)는 수입액이 1억5081만 달러(1811억원)로 오히려 늘었다. 수입액 기준으로 1년 사이 33.8%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포토레지스트의 일본산 수입 비중은 지난해 91.9%에서 올해 88.6%로 소폭 감소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큰 변화가 없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지난해 1~5월 일본 수입액이 1214만 달러를 기록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1301만 달러로 7.4% 늘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전체 수입 중 일본산 비중은 지난해와 올해 93.7%로 차이가 없었다.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을 맡은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국내 기업이 소부장 국산화 및 해외 공급처 다변화에 대응한 결과”라면서도 “불화수소는 일본 수입 비중이 빠르게 줄어들고 국산화가 진행됐지만, 포토레지스트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오히려 작년 동기 대비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이 늘어나는 등 품목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자료: 전경련

이날 세미나에선 소부장 독립을 위해선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다. 박 교수는 “반도체 소재 기업의 연간 평균 연구개발비는 일본이 1534억원인데 비해 한국은 130억원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사업화 연계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글로벌 기업의 생산기지 국내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일본과의 산업 협력이 도움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었다. 이홍배 동의대 무역학과 교수(한국동북아경제학회 회장)는 “한국과 일본의 소부장 산업은 강력한 분업 체제를 통해 2018년 기준 약 811억 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며 “국내 소부장 산업이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일본과의 긴밀한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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