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 풀어 만든다는 일자리가 山순찰·책배달..
역대 최대 규모(35조3000억원)인 정부의 3차 추경안이 '졸속 심사'로 처리될 위기에 처했다. 21대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이 늦춰지자 박병석 국회의장은 "내달 3일까지는 추경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9일 단독 구성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30일부터 곧바로 3차 추경안 심사에 나설 계획이다. 추경안 처리 목표일(7월 3일)까지 나흘밖에 남지 않아, 하루 평균 8조8000억원의 추경안을 심사해야 하는 셈이다.
야당은 "국회가 대통령 한마디에 고무도장 팍팍 찍는 통법부냐"면서 반발했다. 민주당에서 만든 '추경 시간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편 국회 교육위는 이날 코로나 사태에 따라 대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일부 환불해 주는 대학을 재정 지원키로 하고, 이를 위한 예산 2718억원을 3차 추경안에 포함시켰다. 이 경우 대학생들이 등록금 일부를 돌려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인 이종배 의원은 29일 "3차 추경안을 졸속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면서 "코로나 위기 극복 명목으로 급조된 '단기 알바'만 놓고 봐도 세금 낭비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3차 추경의 일자리 예산에 포함된 공공근로,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보조 인력, 모니터링 요원 등 단기 일자리 양산 대책은 '근본 처방'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 사태 이후 고용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라도 필요한 일자리"라며 "60만5935개 마련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83개 일자리 사업 대부분은 6개월 이내에 종료된다. 가장 많은 예산(1조6331억원)이 투입되는 공공근로 분야의 도서관 도서 배달(월 180만원), 재활용 폐기물 처리(월 95만원), 100대 명산(名山) 순찰요원(월 200만원)일자리가 대표적이다.
도우미·서포터스 명목으로 대거 채용하는 보조 인력도 '단기 알바' 성격에 가깝다. 실제 이들 일자리는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공부멘토(교육부), 디지털 서포터스(과기정통부), 전통시장 홍보 인력(중소벤처기업부) 등으로 한시적이다. 단순 입력 업무가 대부분인 DB 구축 요원, 모니터링 요원 채용 사업에는 6480억원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로선 여당이 단독 심사하는 3차 추경안이 대체로 삭감 없이 통과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이 예결위원장을 비롯한 17개 상임위원장직을 독식(獨食)한 까닭이다. 더구나 통합당 의원 103명 전원(全員)이 상임위 강제 배정에 반발해 사임계를 제출한 만큼, 3차 추경안 처리는 민주당의 '독무대'가 될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도 "원 구성이 늦어진 만큼 예결위와 상임위가 일사천리로 진행돼야 한다"며 "밤을 새우더라도 3차 추경은 이번 회기 내에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역대 최대 규모의 '수퍼추경'을 나흘 안에 심사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국회 예산정책처도 "단기 일자리 사업이 과도하고 모호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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