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밀고 끌고' 민우회 선후배, 여가부 산하기관 채용비리

유동주 기자 2020. 6. 3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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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여성단체 중 하나인 한국여성민우회(민우회) 상임대표였던 박봉정숙 현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이 민우회 동료후배들의 채용에 관여해 관련 규칙을 위반하는 등 채용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경찰, 국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국여성인권진흥원(진흥원)에 원장으로 취임한 박봉정숙 전 민우회 대표는 올 1월 진흥원 채용에서 민우회 후배 3명을 합격시키는데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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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서울 중구 바비엥Ⅱ에서 열린 '한국여성인권진흥원 특수법인 출범식'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기념 케이크를 커팅하고 있다. 오른편에서 세번째가 박봉정숙 진흥원 원장. (사진=여성가족부 제공) 2020.01.07. photo@newsis.com

대표적 여성단체 중 하나인 한국여성민우회(민우회) 상임대표였던 박봉정숙 현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이 민우회 동료후배들의 채용에 관여해 관련 규칙을 위반하는 등 채용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경찰, 국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국여성인권진흥원(진흥원)에 원장으로 취임한 박봉정숙 전 민우회 대표는 올 1월 진흥원 채용에서 민우회 후배 3명을 합격시키는데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봉 원장과 후배 3명은 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민우회 활동가로 수년에서 십수년간 일한 경력이 있다. 4명 중 일부는 상근 활동가로 일한 시기가 겹친다.

여성가족부는 최근 실시된 감사에서 이러한 채용비리 혐의를 확인했다. 관련 법령에 따라 상위기관인 여가부는 경찰에 수사의뢰했고 박봉 원장은 현재 직무정지된 상태다. 경찰은 민우회 전임 대표였던 박봉 원장이 민우회 후배 활동가들을 채용시킨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고 추가 불법행위가 없는지 수사 중이다.

채용비리로 뽑힌 혐의를 받는 3명은 현재 진흥원에서 각각 본부장과 팀장급을 맡고 있다. 특히 진흥원장 바로 다음 직급인 본부장으로 재직중인 A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마자 핸드폰 번호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장과의 통화나 문자내역 등 채용비리 관련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용비리 연루 혐의자인 A씨가 인사채용 관련 업무를 계속 총괄해 담당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또한 대국회 업무 등 대외업무를 A 본부장이 총괄하도록 돼 있어 채용비리 혐의를 받는 당사자가 업무에서 배제되지 않고 계속 국회 대응 등을 담당하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채용비리 관련 제보를 받은 복수의 야당 의원실에서 자료를 요구하고 있는데 혐의를 받는 당사자가 국회 제출 자료를 총괄하는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확인하기 위해 국회가 자료요구를 하는데 부정채용 혐의를 받는 당사자가 국회 자료제출을 총괄하는 보직에 계속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상급기관인 여가부가 당연히 해당 혐의자들도 원장과 함께 업무에서 배제시킨 뒤 수사결과에 따라 처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진흥원 관계자는 민우회 관련 경력 등을 묻는 머니투데이 질문에 "수사 중인 사안이라 말씀드릴 게 없다"고 답했다. 여가부 관련 담당자도 채용비리 연루 직원들이 업무에서 배제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 "수사의뢰 중이라 별도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박봉정숙 원장은 한국여성단체연합 성평등연구소 소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 서울시 인권위 위원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여성계 인사다. 2009년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으로 설립된 진흥원은 직전 원장도 내부 직원간의 성이슈를 제대로 관리 못한 책임을 지고 해임되기도 했다.

채용비리 관련 혐의자들이 활동했던 민우회는 1987년 창립돼 '성평등'과 '여성인권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여러 여성단체 중 가장 큰 전국단위 기구다. 민우회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의연 등과 함께 대표적인 여성계 주요 단체로, 다수의 여성 정치인들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한명숙 전 총리가 민우회 회장 출신이다. 20대 국회 전반기 부의장 김상희 민주당 의원도 민우회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 인사 중 유송화 전 청와대 춘추관장,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 등도 민우회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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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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