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대신 한국 쓰레기만"..日 쓰시마 "아베가 다 망쳐"

황현택 2020. 6. 3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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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출규제 등 일본의 조치에 맞서 지난 1년동안 국내에선 이른바 'NO 재팬' 움직임도 거셌죠.

이번엔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 땅 대마도, 즉 쓰시마에 나가있는 도쿄 특파원 연결해서 얘기나눠보겠습니다.

황현택 특파원! 뒷편에 한글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네요?

[기자]

네, "한국인 관광객을 환영한다", 이런 내용인데, 이젠 의미가 없습니다.

수출규제 이후에 쓰시마를 찾는 한국인은 90%가 줄었고, 그마저도 코로나19로 입국이 금지된 4월부터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쓰시마는 관광객 약 80%가 한국인이었으니까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은 셈인데요.

아베 정부의 경제보복 때문에 큰 대가를 치르고 있는 쓰시마의 모습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라면 가게를 운영하는 하시모토 씨.

한국어 메뉴판에 김치 라면까지 개발할 정도로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였습니다.

[하시모토/라면 가게 운영 : "많을 때는 40명이 줄을 섰어요. 다 한국인들이었죠."]

하지만 수출규제 이후 모두 허사가 됐습니다.

[하시모토/라면 가게 운영 : "(지금은) '0명'입니다. 1년이 지났는데 빚만 남았어요. 빚을 안 지면 문을 닫을 처지입니다."]

소규모 민박들도 한계 상황입니다.

투숙객 이름으로 가득찼던 숙박부는 까마득한 옛일이 됐습니다.

[신구/민박집 운영 : "80~90%가 줄어서 큰일이에요. 오늘도 휴일, 내일도 휴일인 느낌이에요."]

부산항발 승객이 도착하는 여객터미널.

일주일에 25편 넘던 여객선이 모두 끊기면서 터미널도 폐쇄 상태입니다.

[야마구치/터미널 관리과장 : "관광버스로 꽉 찼었고, 렌터카도 매우 많았는데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전혀 없죠."]

관광객이 완전히 사라진 쓰시마 해변은 이렇게 한국에서 조류를 타고 넘어온 쓰레기 천지로 변했습니다.

해수욕철이 다가오지만, 올해 쓰레기 수거 행사도 취소됐습니다.

어차피 올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2018년 한국인 관광객이 유발한 경제 효과는 약 1000억 원.

이게 하루아침에 사라지자 주민들의 원망은 정부를 향하고 있습니다.

[시즈코/쓰시마 주민 : "TV를 보면 역시 아베 총리가 바보 같은 짓을 했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그렇게 얘기해요. 간혹 어처구니없는 말도 하고요."]

수출규제의 배경이 된 강제징용 현금화 조치까지 다가오면서 쓰시마의 미래는 더 암울해졌습니다.

[아비루/쓰시마시 관광상공과장 : "일본과 한국 사이에 낀 쓰시마가 그 영향을 완전히 받게 되지 않을지 걱정이 큽니다."]

섬을 떠나는 사람이 늘면서 쓰시마는 시 승격 이후 올해 처음으로 인구 3만 명이 무너졌습니다.

[앵커]

한국의 급소를 노리겠다며 강행한 수출규제가 오히려 부메랑이 된 셈이군요.

[기자]

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은 2위입니다.

통계를 내봤더니 지난 1년간 방일 한국인은 220만 명.

전년에 비해 70% 넘게 줄었습니다.

일본 기업도 마찬가지인데요.

대표적인 게 규제 대상이 된 반도체 3개 소재 가운데 불화수소를 수출하던 업체들입니다.

무려 80% 넘는 순이익 신장세를 보이던 한 업체는 규제 이후 이게 마이너스로 추락했습니다.

또 유니클로와 아사히맥주 같은 일본 대표 기업들이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고, 닛산과 올림푸스처럼 아예 한국 시장을 떠나는 곳도 늘고 있습니다.

아베 정부가 수출규제, 특히 강제징용에 대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이런 상황,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쓰시마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앵커]

취업을 준비하던 한 청년은 영어 사전을 찾아보다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즐겨쓰는 영국 캠브리지 사전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소중히 간직하다'란 뜻의 단어 뒤에 일본 제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가 예문으로 나와있던 겁니다.

납득할 수 없었던 이 청년은 전범들이 묻힌 곳은 소중한 장소가 될 수 없다는 취지의 청원을 올렸습니다.

이후 주영 한국대사관이 출판사에 수정을 요청했고 결국 해당 단어에서 '야스쿠니' 가 들어간 예문은 삭제됐습니다.

작은 변화지만 왜곡된 사실을 바로잡으려는 시민의 저력이 얻어낸 결실입니다.

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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