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에 놀란 학부모들 "학원 간식도 절대 먹지 마!"

황윤태 기자 2020. 7. 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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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한 용혈성요독증후군(일명 햄버거병) 원인 파악이 늦어지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학부모는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이 부실한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를 찾아 검색하고, 유치원에서 간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등 자체적으로 해법 마련에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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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감사자료 일일이 찾아보고 간식 직접 만들어 학원에 싸보내
경기도 수원 권선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30일 한 연구원이 식중독균 배양분리 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선 지난 16일부터 30일까지 원장과 종사자를 포함해 58명이 설사와 복통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한 용혈성요독증후군(일명 햄버거병) 원인 파악이 늦어지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학부모는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이 부실한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를 찾아 검색하고, 유치원에서 간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등 자체적으로 해법 마련에 분주하다.

안산에서 6살 남자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우모(35)씨는 햄버거병 파동이 터지자 유치원 감사 결과 조회 사이트 ‘SAFE KIDS’에 접속했다.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이 감사에 지적된 적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씨는 “사고가 난 유치원은 예전부터 꾸준히 지적을 받은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아이 하나 키우는데 감사 보고서 자료까지 뒤져보려니 피곤하지만 피해 아동들이 신장 투석까지 받는다는 사실에 불안했다”고 말했다. 우씨는 주변 학부모들의 단체 메신저방에 사이트 주소를 공유하기도 했다.

학원에서 지급하는 간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학부모들도 생겼다. 서울의 한 음악학원에서 악기를 가르치는 이모(30·여)씨는 “지난주부터 ‘우리 아이는 집에서 간식을 먹게 하겠다’거나 ‘가방에 간식을 싸서 보낼 테니 이걸 먹여 달라’는 학부모들의 부탁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예민해진 건 마찬가지다. 수도권의 한 유치원 교사는 이날 오전 설사 증세를 호소하는 원생 한 명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 교사는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설사 등 햄버거병 초기 증세를 보이는 원생은 등원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인근 유치원 여러 곳에서 보냈다”고 말했다. 유치원 조리원 커뮤니티 등에서도 “원생 50명 이하의 소규모 유치원에서는 조리사들이 일찍 퇴근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점검이 나오면 지적사항이 우수수 발견될 것”이라며 걱정하는 게시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햄버거병 증상이 집단발병한 유치원에서는 지난 16일부터 30일까지 원장과 종사자를 포함해 117명이 설사와 복통 등 관련 증상을 보였다. 이 가운데 14명이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데 4명은 신장 투석 치료 중이다. 안산상록경찰서는 유치원 내 설치된 CCTV와 급식 관련 기록이 담긴 장부 등을 확보해 수사하고 있다. 안산시는 이날 보고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해당 유치원에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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