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몇 번째 '일베' 논란인가 [톡톡TV]
[주간경향]
SBS가 또 ‘일베’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엔 자막이다.
지난 6월 22일 방송된 SBS funE 예능프로그램 〈왈가닥뷰티〉 방송 도중 자막에 극우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 용어가 노출되어 논란이 일었다. 출연자인 가수 홍진영 등이 자신들을 제외한 단체 대화방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이를 해명하라는 과정에서 ‘들어봅시다. 고 노무 핑계’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고 노무’는 일베 사이트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하며 통용하는 단어다.
이어 “현재 해당 회차 재방송 및 영상 클립은 모두 서비스를 중지했으며 이렇게 제작된 경위를 파악하여 조치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 내부 심의를 더욱 강화하여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SBS의 거듭되는 사과는 그만큼 실수도 거듭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들의 ‘일베 논란’은 역사가 깊다.
2014년 SBS 간판 예능 〈런닝맨〉에서는 고려대학교 로고가 일베 사이트에서 변형된 자료로 이미지가 나갔다. 같은 해 또 다른 예능 〈SNS 원정대 일단 띄워〉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코알라를 합성한 사진이 어이없이 노출됐다. SBS 교양 예능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는 신윤복의 ‘단오풍정’ 그림 원본에 노 전 대통령 얼굴을 합성한 이미지가 사용됐다. 2015년 〈한밤의 TV연예〉에서는 영화 〈암살〉 포스터가 일부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이 합성된 가짜 포스터로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심지어 방송사 간판 뉴스인 〈8뉴스〉는 2013년부터 총 4건의 일베 이미지가 보도에 사용돼 빈축을 샀다. 2013년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방사능 공포’ 관련 소식 자료 그래프에 코알라와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일베 이미지를 사용했고, 2015년에는 일베가 제작한 음원을 뉴스 자료화면에 사용하기도 했다. 해당 음원은 노 전 대통령의 육성을 따서 만든 것이다.
SBS는 관련 논란이 일 때마다 사과하면서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외주제작사의 실수’라는 사족을 붙였다. 하지만 모든 책임은 최종 확인을 거치고 방송을 승인한 방송사의 몫이다. “신속하게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했지만, 수년째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이쯤 되면 SBS는 ‘일베 방송사’라는 오명이 억울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유진 스포츠경향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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