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워싱턴서 '대선 전 북·미 대화' 기류 있는듯"

이주영 기자 2020. 7. 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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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사진)은 1일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외교적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문 특보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열린 포럼 ‘격동의 한반도, 문정인·이종석 대담’에서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할까, 이것은 좀 회의적인 생각이 들지만 미국 쪽에서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고무적인 게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미 국익연구소 한국 담당 국장인 해리 카지아니스가 폭스뉴스에 쓴 칼럼을 언급하며 “칼럼의 기본적 주장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불리한 구도에 있고 외교적 성과가 없는데, 대선 전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해서 외교적 돌파구를 만든다고 하면 중국을 대하는데 있어 미국이 훨씬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카지아니스 국장이 저한테 보낸 이메일에서 그런 아이디어가 백악관도 그렇고 공화당 쪽에서도 긍정적인 기류가 있다고 하는데 이런 걸 엮어서 봐야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카지아니스 국장이 보수적이고 워싱턴 기류를 잘 아는 입장에서 중국 변수를 들며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이야기 나오는 것을 보면 고무적인 게 있는 것 같다”면서, 다만 “그 이외에는 특별한 동향 같은 것을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문 특보는 8월로 예상되는 한·미연합훈련 전에 남북이 이와 관련해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연합훈련의) 규모와 성격에 상관없이 북한은 비판적으로 나올 것”이라면서, 8월 연합훈련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중간 단계인 만큼 “북한도 중장기적으로는 평화를 위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도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한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진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국방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특보와 이 전 장관은 북한이 문제삼는 한·미워킹그룹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문 특보는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안에 저촉되는 품목들을 승인받기 위해 협의한다는 순기능이 있지만, 미국이 제재 대상이 아닌 문제에 대해서도 제동을 거는 경우 역기능이 생긴다”면서 “제재결의안에 저촉되는 품목은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풀어나가고, 인도적 지원이나 개별관광 등은 우리가 해나감으로써 역기능을 최소화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한·미워킹그룹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옥죌 수밖에 없는, 태어나서는 안 될 운명”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역기능이 순기능보다 너무나 크지만, 이미 만들어진 기구를 해체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면서 “북핵 문제 논의에 집중하도록 역할과 기능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의 후임 등 새로 꾸려질 안보라인에 대해 이 전 장관은 “한 마디로 전략 운용능력이 필요하다”면서 “의지만 갖고는 안 되고, 전략을 운용해갈 능력을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판문점에 비말 차단용 유리를 끼우고라도 남북정상회담을 하면 된다고 본다”면서 “다만 합의 내용을 대통령이 실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정상회담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문 특보는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이 채택할 정책 노선에 따라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집행력이 있는 사람이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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